당권파 고수 기대 '토니 블레어' 주시

입력 1998-07-28 15:16:00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이 한나라당의 당권경쟁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손익계산에분주하다. 이들이 보는 당권경쟁 구도는 이회창(李會昌)-이한동(李漢東)-김덕룡(金德龍)-강재섭(姜在涉)-서청원(徐淸源)간의 5자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최대 관심은 향후 정계개편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내달 31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총재로 부상하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그 과정을 둘러싸고 당 분열상이 어느 정도 표출되느냐에 이목이 더욱 쏠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때문인듯 여권지도부에선 "누가 총재가 되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즉, 어느 경우든 탈당 가능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존할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심으론 현 당권파가 차기 총재직을 고수하게 되는 구도를 바라고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회창명예총재 등 비당권파가 당권을 장악하게 되는 상황에 비해 분열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란 판단이 뒷받침돼 있다. 자민련의 경우 당권파인 이한동부총재가 내각제론자란 점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이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부총재 연대가 당권을 차지하게 될 경우 강력한 구심력을갖춘 거야(巨野)로 체제 정비를 강화하게 돼 여권으로선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 적지 않은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경우 대구.경북에 대한 주도권차원에서 김부총재의 부상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물론 이들간 연대가 당권 장악에 성공하게 되는 경우에도 민주계 등을 중심으로 일부 소속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은 하고 있다.

여권은 특히 당권장악 가능성은 낮지만 이른바 강재섭, 강삼재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토니블레어 그룹'의 부상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곧바로 정치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을 초래, 여권내 차세대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는 동시에 반사적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다.

국민회의 유종필(柳鍾珌)부대변인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토니 블레어를 자처한다면 반개혁적 토니 블레어를 양산하고 말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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