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경쟁 어떻게 돼가나

입력 1998-07-24 15:25:00

8월31일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내에 당권경쟁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당권도전에 출사표를 던질 후보들도 가닥이 잡히면서 경쟁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예상 출마자로는 우선 조순(趙淳)총재, 이한동(李漢東)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중도파를 포함한 범당권파 3인과 비당권파인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등 4명이 거론된다.

이번 8.31전대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 마찬가지로 대안부재론과 대세론을 내세우는 이회창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당권파 등 반대파들이 맞서는'이회창 대 반(反)이회창'구도라는 점이다.

현재 이명예총재는 최근 김윤환(金潤煥)부총재와의 연합군을 기정사실로 굳히고 구민주당세력을 이끄는 이기택(李基澤)부총재와도 우호관계를 유지, 당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 있다는평가다. 이명예총재는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23일 대구경북 초선의원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

한 때 독자노선 내지 비당권파 대표주자 자리를 모색했던 김부총재는 최근 당권도전의사를사실상 거둬 들이고 이회창연합군 내에서 당운영권 등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당권파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이회창으로는 지난 대선에서 처럼 정권탈환이 불가능하다"는 필패론과 이명예총재가 영입파인 점을 들어 무임승차론을 내세워 대세론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아직 독자노선을 걷고 있지만 막판에 반(反)이회창의 깃발아래 대표선수를 한 사람내세울 공산도 없지 않다. 현재 조총재와 이한동부총재의 연합가능성이 높아보이고 김부총재의 경우 독자노선을 표방하고 있으나 반이노선이 뚜렷해 당권파연합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 서청원(徐淸源)의원들로 대표되는 토니 블레어군(群)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 당장 이들의 승산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당풍 쇄신과 원로중심의 당운영에 반발하는 변화기류와 합쳐질 경우'토니 블레어 바람'은무시못할 폭발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예총재측도 현재 강재섭의원을 대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강재섭-강삼재연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강연합군이 바람을 일으킬 경우 이명예총재의 주요 지지기반인 TK, PK지역의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윤환부총재가 불출마와 이명예총재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인데 대해 경북의 일부 다선의원들은"차라리 이 참에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특히 강-강연합은 이번에 실패하더라도 잠재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차기를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권도전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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