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계 원로기업인 모씨.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졌던 그가 지역금융기관 주식을 사는데 쏟아부은 돈은 무려 1백억원.
그러나 IMF이후 지역에서는 경일·대구종금, 대구·대동리스, 대동은행 등 5개의 금융기관이 무더기로 퇴출됐다. 그가 주식을 가지고있던 금융기관 대부분이 잇따라 간판을 내리면서주식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변해 버린것. 살아있는 금융기관의 주가도 액면가를 한참밑도는 1천원대에서 허덕이고 있어 설상가상의 손해를 보고있다.
1백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했지만 지금껏 주총때 우산과 타월 몇장 받았을뿐 배당한번 제대로못받아본 그는 산에 올라 못먹는 술을 혼자 마셔보면서 괴로움을 달래봤지만 잠못이루는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고통을 통해 IMF이후 쑥대밭이 된 지역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읽을수 있다.
이제 기업들에 대한 자금지원 창구 역할을 할만한 지역 유력금융기관으로는 대구은행과 영남종금만 남아있는 정도. 5개금융기관 퇴출에 따른 공백을 메우고 대형 외지 금융업체와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상호신용금고 새마을금고 할부금융 등 서민 및 여신전문금융기관들도 어려운 영업환경 아래서 고전하고있다.
대동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의 경우 든든한 자금력으로 지역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줄 역할을이어받겠다고 밝히고있지만, 가계금융 전문은행이라는 한계 때문에 지역밀착 경영 약속이지켜질지 두고봐야 할 형편이다.
지역금융기관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요즘같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역기업, 지역경제에 대한 자금지원 창구로서 지역금융기관만큼의 역할을 역외금융기관에게 기대하기는 힘든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요즘 지역금융권에서는 제대로 된지역금융기관을 시민의 손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있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이나 금리를 비롯한 서비스의 질이 비슷한 수준일 경우에는 지역의 자금을 역내에 환류시키고 지역에 공헌이 큰 지역금융기관을 가능한한 많이 지원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역금융기관들도 금융기관에 맡겨둔 고객예금에 대한 완전한 보장이 어려운 마당에 무작정지역논리만 내세워 지역금융기관을 이용하라고 할수는 없는 만큼 환골탈태의 자세가 요구되고있다.
지역금융기관들은 덩치 큰 전국형 금융기관들의 경영방식을 답습하던 과거의 영업행태에서하루빨리 벗어나야 할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대은금융경제연구소는 "백화점식 경영이 아닌특정시장과 고객을 목표로 삼아 공략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형금융기관들이 쉽게 파고들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좀더 섬세하고 질높은 서비스를 지향해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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