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약 요구르트 무얼 노렸나

입력 1998-07-23 15:14:00

초등학생이 백화점에서 산 요구르트를 마시고 농약 중독증세로 숨진 사건은 충격적이다.이 사건이 요구르트 제조.판매 과정상의 과오로 일어났다해도 문제가 되겠지만 과거 국내외에서 야기됐던 것처럼 "아무나 마시고 죽어라"하는식의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사건일 경우라면 사건의 성격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런데 경찰조사 결과로는 피해자측이 구입한 3개의 요구르트중 나머지 2개에서 진딧물 살충제인 다이레프톤과 포스타미논이 검출되지 않은데다 '요구르트 제조공정에 독극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없기때문에'제조 및 판매과정에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추측하는듯하다.결과적으로 경찰은 요구르트 팩에 주사 바늘 흔적은 없지만 개폐부분을 통해 독극물을 주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예삿일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독극물 범죄는 10여년전 미국의 타이레놀 사건과 일본의 모리나가 사건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91년 대전서 발생한 요구르트 청산염 투입사건과 92년 대구서 음료수 캔에 살충제를탄 사건등 몇건 있었다.

이들 범죄들은 대부분 제조 및 판매회사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범죄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세인의 이목을 끌거나 사회 불만에 대한 표출방법으로일을 저지른 경우도 없지 않았던것이다. 그런만큼 경찰이 추정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면 사회 불만 표출의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중산층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아래 사회 일부에서는 '신창원 신드롬'마저 일고 있는등 냉소주의가 팽배하는 이런 분위기야말로 바로 불특정의 시민생명을 담보로 범죄행위가 자행될 수 있는 토양이 될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유(類)의 범죄일수록 쉽사리 해결하기가 어려운 반면 비슷한 유형의 범죄들이 잇따를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범죄가 개입된 사건이라면 범인을 검거,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가뜩이나 뒤숭숭한 이 시점에 이처럼 인간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듯한 정신질환적 범죄마저기승한다면 정말 큰 일인 것이다.

또 식품회사들이 독극물 투입범죄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일반 식당등도 여름철 각종 식중독등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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