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내리는 날, 길에서 스승을 만난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는 그대로 땅에 엎드려큰절을 올렸다. 지조있고 고결한 선비였던 위당의 족적을 보여준 유명한 일화다. 일찍이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제2의 부모임을 후대에 전해준 산 교훈이다. 저명한 한생물학자가 자식이 스승의 실력을 얕볼까봐 묻는 생물문제를 잘 모르겠다고 한 뒤 선생님께전화로 물어 답을 알려줬다는 얘기도 있다. 사도(師道)의 귀감이 될만한 일화들이다. ▲하지만 이즈음은 제자가 스승을 때리는 인륜파탄적 세태가 돼버렸다. 몇년전부터 대학 캠퍼스에서 그런 일들이 몇 차례 일어나 물의를 빚더니 최근에는 계명대에서 같은 불상사가 불거져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학교측의 징계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교수회의장에 들어가 유리컵을 던지는 등 소란을 피워 교수 2명이 상처를 입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 5월 학생들이 재단비리 등 학내 문제의 개혁을 주장하며 유인물을 뿌리고 현수막을 걸자 계명대측은 교내에 걸린 일부 현수막을 철거해버렸다. 이에 자극된 일부 과격파 학생들이 학교의 집기를 부수고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학교측은 관련 학생들을 징계 낳校 학생들과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번 사태까지 빚게 된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우리 사회가 방황과 갈등으로 치닫는다고 해도 스승의 자리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대학생들이 캠퍼스에서 교수들을 폭행까지한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기 어렵다. 이렇게가다가는 대학이 설 자리마저 잃게 될는지도 모른다. 대학 당국은 물론 교수와 학부모들도다시 한번 심각하게 자성할 필요가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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