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날 이웃사랑-큰사랑 전하는 작은음악회

입력 1998-07-23 00:00:00

'일송정 푸른솔은…'

22일 오후 3시 대구시 달서구 기업은행 송현동 지점(지점장 박재진).

한창 손님들로 붐빌 시간에 1백여평 규모의 객장 한 가운데 느닷 없이 피아노와 마이크가들어서면서 작은 무대가 꾸며졌다. 하지만 고객이나 직원, 누구하나 놀란 표정 없이 하던 일을 멈춘채 객장 뒤편에 마련된 객석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어 지점장의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선율의 세계로 빠져든다. '기쁜날 이웃 사랑 3시의 데이트 음악회'.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객장에서 음악회를 열어온 지점 직원들이 다음달 1일로 다가온 은행 창립 3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좀더 특별한 음악회를 연 것.

"고객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시작된 음악회를 뜻깊은 행사로 만들기 위해 기쁜날 이웃 사랑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이 노래하는 은행인 박지점장이 밝히는 참가의 변. 여직원의 피아노 독주와 70대 할아버지의 아코디언 연주. 사랑의 기쁨을 열창한 40대 주부에서부터 목청껏 동요를 부른 초등학생까지 감동의 무대는 50여분간 이어졌다. 부인과 처제,자녀들로 가족 합창단을 구성해 무대에 오른 이상구씨(40·대학 강사)는 "성악을 전공하고있지만 지금까지 서 본 어떤 무대보다 황홀한 느낌을 받았다"는 말로 분위기를 대신했다.음악회는 박지점장의 지휘에 따라 '바닷가의 추억'을 합창하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자리를 함께한 80여명의 고객들은 따뜻한 선율을 얼굴에 가득안은채 은행문을 나섰다. 한편 이날 음악회는 8월 2일부터 지역 유선방송인 푸른 방송을 통해 달서구 지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李宰協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