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절반'이란 뜻의 '빤비엔티엔(半邊天)'은 중국에서 '여성''여성의 지위'등을 상징하는말로 통용된다.
수천년간 남존여비의 봉건적 가치관아래 신음했던 중국여성들은 1949년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계기로 갖가지 속박에서 비로소 풀려나기 시작했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중국 건설에 여성의 힘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일찌감치 깨달아 정부가 앞장서 여성지위를높이는 정책들을 시행했다. 형법과 민법, 혼인법, 선거법 등 10여부의 기본법과 각종 행정법규 등에 남녀평등과 여성권익을 보호하는 조항들을 설치했고, 여성들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종래 남녀역학의 기본틀이었던'남자는 사회, 여자는 가정(男主外, 女主內)'등의 원칙이 무너졌고 더구나 1978년부터 불어닥친 개혁·개방의 열풍은 중국여성들의 사회·경제·문화·정치적 위상에 가속도를 붙여주었다.
그로부터 20년, '꽁꽁 묶인 발'전족으로 상징되던 중국여성들은 과거 봉건시대엔 결코 누릴수 없었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97년 3월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에 실린, 중국사회조사사무소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8개 대도시에서 실시한 조사결과는 전통적 남녀역할구분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정의 주도권'에 관한 설문엔 남성응답자의 67.4%가 자신이 이끈다고 답한반면 여성응답자는 무려 81.5%나 됐다. '결혼후 주거지 결정권'에 남성결정은 겨우 10.7%, 여성결정은 50%, 쌍방논의 39.3%로 나타난 것만 보아도 달라진 남녀역학관계를 드러내준다.중국가정에서 남편들은 아내들보다도 더 열심히 '쭈오판, 칸하이즈(밥하고 아이돌보고)'하며가사를 전담하는 예가 많다. 손님에게 요리접대하는 쪽도 남편이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출근하는 쪽도 남편이다. 한족남편들은 아내가 출산하면 한달간 침대아래로 내려서지도 못하게 하고 온갖 수발을 다 들어준다. 아내가 월급이 더 많아도, 남편보다 더 높은 지위라 해도 자존심 상해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아내대신 아예 집안에 들어앉아 살림만 사는 남편들도 적지않다.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의 연구원 리창리(李長莉)박사는 "'반변천(半邊天)'의 진정한의미는 완전한 남녀평등의 구현에 있다"고 정의하고 "중국의 남녀평등은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관념, 사회분위기에서 비롯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남녀평등은 그들이 자랑하는만큼 완벽한 것은 아니다. 대도시에서는 여고남저(女高男低)의 현상마저 나타나지만 농촌등지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이 전통적 가부장권에짓눌려 산다. 아들선호사상으로 여아들이 부모에 의해 살해되고, 여성을 사고 파는 행위가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매년 수천만명의 여자어린이들이 소학교취학마저 원천차단당하거나 중도포기해야하고, 성인여성의 문맹률은 성인남성의 3배에 이른다.
도시에서도 남녀차별이 상존한다. 주택분배는 남편쪽 직장에서 분배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며,이혼했을 경우 여자는 자신의 직장으로부터 주택분배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예가 많다. 직장에서의 승진도 실력이 엇비슷할 경우 남성이 우선시되는 것이 보편적이며 좋은 직장일수록 여성들은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한다. 경기불황때는 여성들에게 맨먼저 취업문이닫히고, 구조조정때는 해고대상 1순위가 된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상당수 여성들은 여전히 '등에 아이를 업고 ,한손엔 냄비를 들고, 남성과 달리기 경쟁을 해야하는' 불평등 상황에 놓여있다. 도시와 농촌여성의 지위격차 해소, 취업과 직장에서의 진정한 남녀평등, 교육의 평등한 수혜 등 세계여성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는 아직도 많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