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민심 겸허한 수용을

입력 1998-07-22 00:00:00

7.21재.보선(再.補選)결과는 한마디로 국회를 장기간 마비상태로 방치한채 온갖 불법.부정을동원해가며 선거과열을 부추긴 정치권에대한 유권자들의 냉담과 현정권의 국정운영 혼선과착오에대한 심판이라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40.1%로 지난 4.2 재.보선때(61.3%)와 6.4지방선거때(52.7%)보다 형편없이 저조했고 7개 재.보선지역 가운데 4개지역에서 야당이 승리해 여소야대 정국구도가 유지될 수 있게된데서 드러난 것이다.

이와함께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선거에선 여전히 정당별 지역연고주의를 강하게 나타내고있어 경제난극복을 위한 국민화합과 정치권의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수혈(輸血)에 장애가되고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대구북갑, 강릉을지역의 유권자들은 현 정부들어 계속 소외감을 느끼고 이것이 반여(反與)정서로 작용한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선거 결과에서 보여준 투표율저조와 지역주의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라도정치무관심.선거무관심은 긍정적 현상으로 볼 수 없으며 지역주의 정치도 원인이야 어디에있든 반드시 타파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투표율저조의 원인 가운데는 선거일이 휴무가 아니고 비가 온 탓도 있겠지만 근원적 이유는 경제난에 대처하는 정치권의 무능.무책임.정파 이기주의에대한 국민의 불신이라할 수 있다. 수원 팔달의 경우 투표율이 26.2%밖에 안돼 당선자의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될 정도라면 정치권의 심각한 반성이 요망되고 정치적 지역주의도 여권(與圈)이 그 원인을 확실히 깨달아 근본 해결책을 펴야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보여준 민심은 비록 몇몇 지역의 재.보선이지만 정치권, 특히 정부.여당에대한전국민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할 수 있다. 우선 투표율저조는 한시바삐 식물국회를 회생시키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있는 총체적 난국의 극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정치권이란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그 첫 과제가 원(院)구성을 통한 국회기능의 정상화라는 사실에대한 인식의 촉구이다. 경제개혁과 민생보호를 위한 2백65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채 처리가 되지않아 금융, 기업등의 구조조정은 말할것도 없고 실직대책도 어려운 상태다.

정부.여당에대해선 현정부출범후 국정운영이 경제, 안보, 치안, 정국(政局)등 각 부문에서 많은 혼선과 착오, 무능등을 보여준데대한 자성(自省)과 새로운 각오를 촉구한 것이라할 수 있다. 아울러 무리한 여대야소추진으로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등의 잘못을 범하지말라는 뜻도포함하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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