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개혁을 보며

입력 1998-07-20 14:20:00

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가면 인류의 역사 발전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공간이 있다. 그중 원시의 공간에 가면 밀림의 숲속에 인디언들이 활과 창을 사용하며 나무위에 대나무로집을 지어 살고 있고 그 밑의 진흙 뻘밭에는 돌부처의 목들이 잘려서 쳐박혀 있다. 그 숲속에 문명한 백인들이 총을 들고 서 있다. 백인들은 그들의 원시적 삶의 모습을 제시하지 않고 왜 하필이면 인디언들과 부처의 머리상으로 원시의 상징을 내세웠을까. 그리고 백인들은역사의 변천을 건너뛰어 현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꾸며 놓았을까.

미국의 백인들은 19세기에 서부로 이동하면서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고 숲을 빼앗고 공기를빼앗으며 약탈이라고 하지않고 서부개척이라고 이름붙였다. 인디언들과의 싸움을 전쟁이라고 하지않고 문명을 전해준다고 했다. 문명화라는 것은 역사의 발전을 의미한다. 주거제한구역에 갇히어 살거나 민속촌에서 원시의 생활을 보여주며 사는 인디언들에게도 역사의 발전으로 인식되게끔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즈음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로 온갖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과 은행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감행한다. 이 모든 것들을 왜 미국이 그 방식을 제시하고 평가하는 것일까. 삶의 방식은 미국식도 있고 인디언식도 있고 한국식도 있다. 문화는 어느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 강요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받아들여 변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방법이나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장단점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현재 경제개혁은 가난하고 무능한 자들일수록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개혁은 국민의 보다많은 다수에게 삶의 질이 나아지는 쪽으로 되어야 참다운 개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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