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탈옥수에 농락당한 경찰

입력 1998-07-17 14:28:00

탈옥수 신창원을 경찰이 다섯번째 또 놓쳤다. 아무리 치안수요가 많아 일손이 달렸다고 변명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동해안은 뻥 뚫려무장간첩이 제집 드나들 듯 하고, 중범 탈옥수를 1년6개월 동안이나 잡아 들이지 못하고 있는 국방과 치안 모두에 국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신창원의 탈옥 행각은 전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꼴이다. 세상살이가 하도 힘겨우니까 하는 소리겠지만 일부 사람들은 경찰을 조롱하고 다니는 신창원에 대해'잘한다'고 엇나가는 말들도 한다. 국민들은 대체로 전국의 경찰이 바지저고리가 아닌 이상,탈옥수 1명에 이렇게 쩔쩔매고 있는데 대해 어이없어 하고 있다.

서울에 출현했다가 불심검문에 걸렸으나 2명의 무장경찰관을 물어 뜯어 혼내주고 달아난 이사건 하나만 놓고 봐도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이처럼 허술한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범인이 타고있던 차량이 도난차량임을 확인하고 접근했다면 범인검거에 대한 예비적 조처가 있어야 했다. 범인의 속임수에 따라 당구장입구까지 경찰관 1명이 같이 걸어갔다는 것 자체가이해가 안되는 장면이다. 설령 갑자기 얼굴을 때리고 물어뜯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놓칠 수있다 하더라도 이내 접근한같은 근무조의 경찰관이 권총을 휴대하고 있었으면서도 범인의대퇴부같은 곳을 쏘아 잡지 못한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경찰관들의 범인 검문 검색 체포기법이 엉성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인근에 있던 시민이 112신고를 했음에도 늑장출동으로 놓쳐버린 것도 뭔가 치안에 중대한 허점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것도 수도 서울의 번화가에서 말이다. 백번 양보해서 초동단계의 잘못은 그렇다 하더라도 발생장소 일원에 대한 검문·검색이 아무런 성과도 얻지못한점도 짚고 넘어 가야한다. 지나는 모든 차량을 세워 트렁크 열어보고 얼굴쳐다 보고 범인을잡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초동단계나 검문·검색단계나 모두 경찰의 신뢰감을 추락시킬뿐이었다.

지금 사회가 혼란스런 때 국내치안마저 불안해선 안되겠다. 경찰관들의 직무집행에 대한 재교육과 정신무장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얻어 터지고 물어 뜯긴 경찰관이나 같이 현장에 있었던 동료도 무술 유단자들이다. 그런데도 범인을 놓쳤다. 뭔가 상황판단을 잘못했을 수도있다. 거액의 현금과 흉기를 차안에 남기고 달아난 범인이 계속해서 도피자금마련을 위한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신속히 검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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