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진주만의 교훈

입력 1998-07-15 14:19:00

오아후(Oahu)섬의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진주만(Pearl Harbor)은 진주조개가 많이 잡혀이같은 이름을 얻었다.

미해군의 전초기지이자, 군사적인 요충지로 1941년 12월 8일(미국에서는 7일) 일요일에 일본이 전격 공격을 감행했다. 소위 태평양전쟁(Pacific War)의 단초다. 이 공격의 기본계획은일본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이소로쿠가 세웠다. 당시 진주만에는 1백30척의 미태평양함대 함정들이 정박하고 있었다. 7시55분에 목표지점을 공격한 미쯔오·후치다 사령관이 완전한 기습공격을 뜻하는 '도라 도라 도라'신호를 함대로 타전하였다. 그날, 아리조나호(USSArizona)는 폭탄세례를 받고 1천1백77명의 승무원이 수장되었고 오크라호마호, 캘리포니아호, 웨스트버지니아호 등도 침몰되었다. 아리조나기념관(USS Arizona Memorial)은 그당시생명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건축물인데, 중앙부가 쳐져 내려가고 양끝이 튼튼하고 힘차게 솟아있어 최초의 패배와 궁극적인 승리를 상징하고 있다. 기념관에는 직장인야모모토·이사로쿠(山本五十六)의 대형사진과 이력사항이 소개되어 있고, 가미가제특공대의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적장의 초상화를 걸어주는 미국인의 배포를 엿볼수 있다. 이사로쿠는그의 어머니가 56세에 낳았으며 지장(智將)으로 훗날 미드웨이(Mid Way)해전을 지휘하였다. 이곳 국립묘지에는 장교와 사병의 묘지가 구별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묘비가 함께 뒤섞여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나라를 위하여 한몸 바치는데는 사병과 장교의 구별이 있을 수없고 만인은 평등하다는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다. 민주주의의 산교육장이라 할 만하다.국력은 군사력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력도 무시할 순 없다. 현재 하와이의 백화점, 건물등이 거의 일본인의 손에 넘어가 간판이 일본어로 버젓이 표기돼 있다. 미국 국내비행기와 쇼등에서는 영어로 말한후 곧바로 일어로 안내방송을 할 정도이다. 일본은 군사력으로점령하지 못한 땅을 경제력으로 점령하고 있다고나 할까. 요즘 경기침체로 일본 신화가 퇴색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민족은 저력있는 질긴 민족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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