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재·보선-대구북갑후보 초청 대토론회

입력 1998-07-14 15:07:00

매일신문사는 13일 오후 3시 본사 회의실에서 대구 북갑보궐선거 후보초청토론회를 가졌다.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자민련 채병하(蔡炳河),무소속 안경욱(安炅郁), 조원진(趙源震)후보는 1시간 30분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시종 열띤 공방을 주고 받았다.

-출마의 변은. 왜 자신이 당선돼야 하는지와 꼭 해결할 자신있는 공약을 든다면.▲박승국=41년간 한 지역에 살면서 20년동안 정치에 몸담아왔다. 그동안 3번이나 낙선했었는데 보선이 실시되니 주위에서 한번 더 해보라는 권유가 많았다. 경부고속철에 애정을 갖고 있다. 지상화, 지하화를 반복할 때 지하화를 위해 시민들의 앞장을 섰다.

지하화해도 큰 돈이 안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면 반드시 지하화를 관철하겠다.

▲채병하=정치를 하기 위해 출마한 게 아니라 대구경제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나섰다. IMF이후 대구에는 기업과 정부여당간 채널이 없어졌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구상의회장으로서 적지 않은 일을 했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제일 먼저 주창했으며 영남종금 증자도 성사시켰다.

지금 대구 중소기업들은 너무 어렵다. 정부는 SOC다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실물경제하는 이들에겐 멈춘 기계를 돌리는 게 우선이다. 당선되면 중소기업 운전자금이 극대화되도록 특단의 정부조치를 받아내겠다.

▲안경욱=시의원하면서 주민과 고락을 함께 했다. 최우수 시의원으로 선정된 것도 주민들이도와준 덕분이다. 이젠 시의원으로서 할만큼 했으니 더 큰 일을 하라는 성원이 빗발쳤다. 후원금도 1천5백만원 이상 모였다. 고성동 달동네 철거촌에서 20년이상 살았다. 그 고통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달동네가 북갑에는 산재해 있다. 당선되면 시의원할 때부터 추진해온 재개발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앞장 서겠다.

▲조원진=그동안 대구는 권력주변에만 있어왔다. 특정고교 출신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탓이다. 여기에서 정치부패가 생겼고 이에 빌붙은 행정관료와 부정하게 돈 번 기업인이 대구를 이끌어왔다. 그 결과가 IMF체제 아닌가.

3공단 문제는 북구의 진로를 좌우할 고리이다. 12월까지 위천 국가공단을 지정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3공단에는 바로 공동화현상이 온다. 당선되면 주택단지 조성, 환경친화적 해외사업 유치 등으로 3공단 활성화에 앞장서겠다.

-박승국후보는 도청이전 자리에 시청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시에선 전혀 그럴 계획이없다고 한다. 현실성이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하나.

▲박승국=지금 당장 시청을 옮기자는 게 아니다. 도청이 옮겨갈 경우를 대비하자는 얘기다.도청자리가 비게됐을 때를 내다보고 지금 시청이전을 계획해야 한다.

-박후보는 출마할 때마다 재개발사업을 약속했는데 정작 본인이 사는 대현동 재개발에는어떤 일을 했나.

▲박승국=시의원으로 있을 때 대현동 재개발사업이 순위에도 없었던 것을 1순위로 앞당겼다. 지금 80%이상 주민동의를 받은 상태에서 IMF체제가 닥쳐 기업체와의 사업논의가 중단됐다. 내가 국회의원이 못돼 사업이 더 진척되지 못한 것이다.

-채병하후보는 자민련후보인데도 당의 지원을 거절하며 당후보란 색채를 안 드러내려 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여권에 약점을 잡혀 출마한 게 아닌가.

▲채병하=자민련에 발목잡힌 것은 사실이지만 나 자신의 약점때문이 아니라 어려운 대구경제 때문에 그런 것이다. 대구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여권이 아니면 안된다는 점을 실감했다. 국회에 진출하더라도 대구발전을 위해선 야당과도 손을 잡고, 여당이라도 비판할 점은비판하겠다.

-채후보는 지난 상의회장 선거때 쌍방 고소·고발 등 적지 않은 잡음으로 주위의 걱정을많이 샀다. 이제 또 북구주민을 위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채병하=지난 선거후 다소의 응어리가 생긴 것은 부인 못할 일이다. 그러나 그후 서로가만나서 격려하고 잘해보자고 약속했고 또 실제로 지금까지 그래왔다.

이번 출마로 오히려 경제인 전체가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상의회장 선거 당시 경쟁후보와 그 진영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안후보는 만34세의 나이에 벌써 4번째 출마하고 있고 최근엔 시의원 재선에도 실패했다.이번 선거는 더 큰 선거인데 또 나서는 게 허망해 보이는데.

▲안경욱=34세란 나이는 결코 국정을 논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나이다. 시의원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지만 끝까지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다 지역의 한나라당 정서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최우수 시의원으로 표창도 받았었다. 순수한 참일꾼을 바라는지역민들의 염원때문에 이번에 출마했다. 지역민들이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거둬주고 새벽부터의 자원봉사도 마다 않고 도와 주는데서도 입증되고 있듯이 당선을 자신한다.-가정형편이 어려워 군면제를 받았을 정도인데 정치보다는 먼저 집안부터 반석에 올려놓고천하대사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안경욱=어려서부터 역사관련 서적을 많이 접했는데 특히 황희 정승이 선정(善政)을 배푸는 장면들에 많이 감명을 받았다. 대학때 민주화운동과 이후 노조활동, 지역 재개발추진운동등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명예나 부(富)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소외계층 등 서민들을대변해 봉사하고 싶다.

-조후보는 지역에 대한 기여도는 없으면서 너무 큰 일부터 도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조원진=40세가 될때까지 바쁘게 살아왔다. 국회의원 보좌관생활에다 대우그룹 최연소부장으로 중국에도 가고… 지역을 위해 아직 기여한 바는 없지만 이제까지는 지역을 위해 일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시각을 크게 갖고 나라 경제까지도 다룰수있는 준비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

-조후보는 국민신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중인데 정치신인으로 너무 타산적이라고생각하지 않나.

▲조원진=자민련 등 정당에서 공천을 주겠다고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타산적이었다면 자민련공천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정치학을 배운 사람으로서 정당은 정권획득을목표로 꾸준히 정책과 진로 등에서 정체성을 유지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국민신당은 정책방향도 없고 당 내부도 각인각색으로 엉망이 돼 버렸다. 그래서 더이상 머물수 없어 탈당한 것이다.

■진행=崔昌國정치1부장

■정리=李相勳,裵洪珞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