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뒤 텃밭서 "생명의 소중함 배워요"

입력 1998-07-14 14:29:00

뙤약볕 속에 벼가 익어가는 학교. 메벼, 찰벼, 흑벼가 서로 이웃해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모양.

대구 봉덕초교(교장 이경옥)는 도심 속 전원학교이다. 지난해부터 학교 뒤뜰을 텃밭으로 가꿔 키운 들꽃, 산나물, 약초, 곡류 등 1백30가지 식물들이 메마른 어린 학생들의 심성을 부드럽게 해 주고 있다.

노루오줌, 원추리, 제비꽃, 초롱꽃 등 어른들조차 잘 모르는 식물들도 많다. 처음에는 작물과잡초를 분간하지 못해 김매기 때 작물까지 뜯어 낸 학생들이 대부분. 그러나 이젠 선생님들못지 않게 아이들도 식물 재배에 자신이 생겼다.

당번을 정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 스스로 지나가다 물도 주기도 한다. 6학년 지은이(12·여)는 "이름도 모르고 비슷하게만 보였던 꽃들이 이젠 친구가 됐다"며 좋아했다.

6학년 실과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전지가위로 나무 손질하는 것도 직접 맡긴다. 체험이 가장좋은 교육이란 믿음이 행여 손이나 다칠까 하는 걱정보다 앞섰기 때문. 며칠 후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텃밭에서 감자를 캐 가사실습 시간에 쪄 먹을 작정이다. 이미 호박, 고추 등의작물은 이웃 주민들에 의해 손 탄적도 여러번.

김원년 교감(55)은 "곡물, 꽃 등을 가꾸면서 학생들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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