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상환요구…이상기류

입력 1998-07-14 14:32:00

구조조정의 여파로 기업들이 해외에서 부채상환요구를 받는가 하면 대형은행들은 신탁자금의 이탈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막기위해 금융기관간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하고 채권을 매각하는 등 금융시장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3, 4월 기업들을 외환위기에 몰아넣었던 외국 금융기관들의 부채상환 요구 및 만기연장 불허 움직임이 최근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퇴출대상 기업이 불분명해지자 미국계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이같은 사태에 대비해 외화예금을 대폭 늘려놓아 사상 최고치인 1백7억달러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기업들이 해외 금융기관들의 부채상환 요구와 만기연장 불허로 달러화의 수요가 급증할 경우 지난해말과 연초와 같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있다며 이럴 경우에는 다시 외환시장이 위기국면에 접어들 수도있다고 경고했다.또 금융감독위원회의 경영평가 대상 은행들에 대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추정수치 발표로 국내은행들에 대한 크레디트라인 축소 및 중단 움직임도 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최근 2∼3개 대형은행들이 총 1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금융기관간 CD를 발행하고 만기가 1년이나 남은 채권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신탁자금의 이탈에 따른 유동성 부족사태가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금융기관간 CD를 발행하는 것은 과거에도 유동성이 악화될 경우 해소책으로 사용하던 방법이라며 발행금리가 실세금리여서 사실상 금융기관간 콜거래와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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