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어느 스포츠지에 한 여배우에 관한 기사가 1면을 크게 장식했다. 헐리우드 흥행의귀재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될 것 같다는 소식이다. 내년 아카데미상을겨냥해 헐리우드 특유의 막대한 자금과 물량을 쏟아 부을 것이란 얘기다.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하늘이 복을 주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싶을만큼 그 여배우로선 한꺼번에 기회를 움켜잡은 것이다. 소위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그 여배우가 맡을 역은 일본의 기생, 즉 게이샤라고 한다. 제2차세계대전의 전란을헤쳐나가는 한 기생의 생을 통해 일본인의 삶에 대한 의지와 지혜를 감동적으로 표현할 것이라 한다. 이 영화의 제작, 다시말해 돈을 대주는 곳은 당연히 소니픽처스란 일본 영화사다. 미국의 기술, 일본의 돈이 꿈틀대는 곳에 한국의 한 연약한 여배우가 세계적인 명성과돈을 얻기위해 뛰어드는 것이다. 그것도 이 땅의 정신대 할머니들을 연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의 기생이 되어 저들이 저지른 크나큰 죄악에 대한 면죄부를 주기위해 이 땅의한 여인이 일본으로, 미국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쫓아다녀야 할 것이다.
지금, 1998년 7월의 대구는 열대야로 밤을 설치게 한다. 그때, 1945년 7월의 대구는 어떠했을까. 패망을 코앞에 둔 일본의 마지막 발악으로 희생된, 이땅의 수많은 백성이 내지르는 비명과 신음소리로 하늘과 이 땅도 슬퍼했으리라. 가만히 올려다 본 7월의 하늘은 오늘따라유난히 푸르다. 그 하늘 어느 한 곳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맺힌 한을 풀지 못한채 이 민족의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텐데.... 송성익 〈KBS대구총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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