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8-07-08 15:22:00

자다가 생각해도 박세리는 우리들 가슴에 영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같다. 박의 끈기와 투혼은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에게 지금의 경제난국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나가야할지를 암시해주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한타 한타에 대한 집중력은 우리의 일상 삶에도큰 교훈을 준다. ▲지더라도 좋다며 핀을 향한 정공법을 택하도록 딸에게 강조한 박세의 아버지의 골프철학도 위대했다. 안전위주로 치면 승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길고 긴 프로골프인생에는 마이너스라는 주장이다. 골프해설가들도 박세리와 세계여성골프계의 일인자인에니카 소렌스탐과 비교하면서 박세리의 스윙과 코스공략법·담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박세리의 영광은 그 자신의 피나는 노력과 부모·후원기업등이 엮어낸 결과라고 보지만, 5일간 계속된 시합의 바로 뒤에 있었던 경기보조자(캐디)의 숨은 공로를 잊을 수 없다.92홀 전체흐름속에 중대 고비가 몇번이나 있었지만 연장전 마지막 18홀에서의 극적인 위기탈출에 결정적인 조언을 한 사람이 바로 우람한 체구의 전담캐디 제프 케이블(43·미국)이다. 워터 해저드근처에서 드롭할 것인가, 아니면 신발벗고 물속에 들어가 다음 샷이 유리한쪽으로 쳐낼 것인가를 고민할때 케이블은 물속에 들어가 쳐낼것을 조언했고, 적중했다. 그래서 서든 데스의 연장도 가능했던것. ▲전문캐디는 심리학자인 동시에 코스조언자이고 매니저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박세리와 끝까지 선전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은 대학4년생 심리학 전공이다. 세계 여성골프계는 박세리의 독무대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것이다. 추아시리폰이 졸업후 프로로 전향하면 박세리의 좋은 적수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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