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누우시고, 골반이 왼쪽으로 처져 있네요. 허리 힘을 빼보세요. 숨을 내쉬면서 후후"매주 목요일 저녁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물리치료실은 무료로 추나요법 치료를 받으려는 마을 주민들로 붐빈다.
에어컨까지 틀어놨지만 잘못된 자세로 비뚤어진 골격을 손으로 바로잡아 치료하는 물리치료사 송일호씨(28)의 와이셔츠는 벌써부터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힘들긴요, 치료받는 분들이 너무 잘 따라주셔서 하나도 힘이 안들어요"
두류1동에서 체력관리센터를 운영하는 송씨가 일주일에 한 번씩 복지관을 찾아 목이나 허리가 아픈 주민들을 치료하기 시작한지 꼭 6년.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봉사하자'는 성당의 대부 김준현씨 권유로 함께 시작한일이지만 김씨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이젠 혼자서 활동하고 있다.
"잘 살던 사람들도 어렵다는데 원래 넉넉하지 못했던 분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돈이 없어고통을 참을 수 밖에 없는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됐죠"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을 갖고 뭘 그러느냐며 부끄러워하는 송씨지만 6년이라는 짧지 않은기간동안 성당일 때문에 딱 한 번 빠졌을 뿐이라니 이 일에 대한 송씨의 정성을 읽게 해준다.
"이것도 약속인데 매주 목요일만 기다리시는 분들을 두고 개인사정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더라구요"
이런 정성때문일까, 치료실은 늘 30~40명의 환자들로 붐비고 매년 이곳을 거쳐가는 환자가1천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복지관 윤정주 간호사의 귀띔.
"허리하고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치료를 받고 훨씬 좋아졌지요. 돈이 들었으면 엄두도 못냈을텐데 너무 고마워요"
치료를 받으러 온 배일선씨(60)의 말에 그 자리에 모인 동네 주민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하라셨는데 이렇게 알려져도 되는지 모르겠네요"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워 하는 송씨와 고맙다며 껌 두통을 살짝 내밀고 간 한 주민의 아름다운 마음때문인지 목요일 밤 월성동에 뜬 달이 한층 넉넉하게 느껴졌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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