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재·보선-중앙당 대리전양상

입력 1998-07-07 14:29:00

여야 각 정당은 7·21 재·보선이 정계개편과 15대 국회 원구성 협상 등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 당의 명운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재·보선은 초반부터 중앙당 차원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정치권이 '식물(植物)국회'를 장기간 방치하고 의원들을 선거현장에 내몰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있다.

국민회의=국민회의는 이번 재·보선이 단순히 의석 몇석을 벌충하는 차원이 아니라 정계개편과 후반기 국회 원구성 등에 있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인식하고, 거당적인 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6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서울 종로, 경기 수원팔달, 광명을 등 후보를 낸 3개 지역에서 전승을 거둠으로써 정국주도권을 장악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재·보선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회의는 당대표인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직접 광명을 보궐선거에 나섬에 따라,소속의원 전원에 대해 '총동원령'을 내림으로써 일상적인 당무 이외의 활동은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특히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경기 광명을에는 전국회부의장인 김영배(金令培)부총재를 지원단장으로 임명하고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현역의원 20여명을 투입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민련=이번 선거가 국회 원구성,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임명동의안처리 및 향후 정계개편과 당세확장에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 최소한 1곳 이상에서 승리를 쟁취한다는목표 아래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와 6·4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련은 이번에도 패할 경우 당 위상의 급격한 추락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민련은 총리인준이 늦어짐에 따라 국회 원구성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인식,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으며 정치구조개혁, 민생 및 경제위기 문제 등 정치현안들도 모두 선거이후로 미뤄놓고 있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당무와 선거총괄업무를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에게 맡기고 선거운동기간내내 가급적 부산 해운대 기장을(乙)지역에 머물며 김동주(金東周)후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태섭(李台燮)정책위의장 등 당지도부와 현역의원 10여명은 박준병(朴俊炳)사무총장이 출마한 서울 서초갑 선거에 긴급투입 됐으며, 박철언(朴哲彦)부총재와 대구·경북출신의원들은대구북갑 채병하(蔡炳河)후보 선거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총선에 버금가는 정치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 당지도부와 소속의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총력전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를 서울 종로와 서초갑,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을 수원팔달과 광명을, 신상우(辛相佑) 이기택(李基澤)부총재를 부산 해운대·기장을, 김윤환(金潤煥)부총재를 대구북갑의 책임자로 각각 지명했다.

또 소속의원들을 각 선거구별로 1개 동(洞)에 1명씩 실전 배치하는 등 '저인망식' 선거지원을 펼친다는 전략도 세워놓았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현 정권의 '총체적 국정혼선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의미를부여하면서 기업 및 은행 퇴출 등 경제정책 혼선, 북한 잠수정 침투, 국회공전·표적사정 등을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킬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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