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서리 대구방문

입력 1998-07-04 00:00:00

"대통령제 5년의 마지막 1년은 국정공백이 어쩔 수 없다. 21세기에 필요로 하는 정치제도에대한 생각을 다듬어 주기 바란다 "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가 3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뱉은 말이다. 김총리서리는 안도상 직물연합회장이 "정부가 대선전인 지난 97년 7월까지 직물제조업을 합리화업종으로 지정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지원을 건의하자 불쑥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대통령제의 레임덕현상때문에 초래된일이라는 것이다.

이날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대구와 부산방문에 나선 김총리서리는 이처럼 곳곳에서 내각책임제 추진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김총리서리는 이날 오전 동대구호텔에서 열린 국난극복기도회에서 부터 준비한 말을 꺼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더욱 골이 깊어진 동서화합문제를 극복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대뜸 "제도를 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오랜 경험에서 국정을 한사람에게 맡겨 고통을 자초하기보다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드는 내각책임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라면서 "동서문제는 이렇게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김총리서리는 또 국민회의가 정치개혁의 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독일식정당명부제'에대해서도"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이는 내각제가 전제되는 제도"라며 국민회의와의 내각제추진 약속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 이날 김총리서리를 수행한 총리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총리서리는 경제가 회복되는 내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내각제를 추진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총리서리도 "나라 사정이 내년 중반쯤 가면 허리를 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내각제추진의사를 뒷받침했다. 어쨌든 내년부터 내각제개헌문제가 여야 정치권에 핵심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김총리서리는 그러나 한나라당 등 야당으로 부터 이번 대구와 부산방문이 보선을 앞둔 총리의 선거개입이란 시선을 받자 선거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을 회피하는 등 신중한 처신을보였다. 특히 해운대-기장을 보선이 치러지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정관농공단지방문은 아예 취소했다.

그러나 김총리서리는 3일 파크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 상공인과의 만찬에서 이번 대구북갑보선에 자민련후보로 출전할 채병하(蔡炳河)대구상의회장을 만났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선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없지 않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