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정보화사회여서 우리의 모든 생활이 컴퓨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시대추세에 따라 4~5년전부터 대학연구실에도 일제히 컴퓨터가 설치됐다. 내가 주로 하는 작업은 정교한 수작업이라 평소 컴퓨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채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설치된 컴퓨터는 내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설치된 컴퓨터지만 요즘은 열심히 제 할일을 다하고 있다. 주로 제반 행정업무에 관한 심부름이지만 가끔은 재미삼아 미술관 소장품 CD롬 같은 것도 화면에 띄워본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역시 정보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소개되는 그림의 색조나 색의 깊이 같은 것은 전혀 전달이 안된다. 이런 느낌은 명화도록 같은 책을 볼 때도 갖게 된다. 제아무리 정교한 인쇄라도 명화의 분위기나 느낌은 도저히 전달이 안된다. 하물며 컴퓨터 화상에 있어서랴!좋은 작품앞에 서면 나만의 개인적인 체험인지는 모르겠으나 머리에서부터 온몸과 마음까지 관통하는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같은 작품을 책에서 볼때면 차갑게 들여다 본다는 느낌뿐이다. 지적 호기심은 충족되지만 가슴까지 떨리는 감동은 없다. 컴퓨터 화면의 그림은 더한층 냉정한것 같다. 오래 들여다봐도 누가 뭐라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빨리 보고 다음장면으로 넘어가야할 것만 같은 초조함 때문에 감동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그래서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기회있을때 마다 이렇게 말한다. 가능하면 직접 감상하세요. 예술에 관한한 컴퓨터는 만능이 아닙니다 라고.
〈대구대교수· 한국화가〉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