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경재신부 추모열기 확산

입력 1998-07-03 14:16:00

지난 5월 11일 선종한 성라자로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의 추모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한국의 다미안 신부'로 불리는 이경재 신부는 30여년 동안 라자로마을의 나환자들을 돌보며 사랑을 실천한 '살아있는 성자'이자 '나환자들의 대부'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초청장을 보낸 제16회 자선음악회 '그대 있음에'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정도로 관객이 몰려 예년에 비해 두배가 넘는 성금이 걷혔으며,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오페라와 책이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라자로마을돕기회원들이 중심이 돼 새 원장이 부임하는 8월 초에 맞춰 '이경재 신부 기념사업회'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서울대 백병동 교수는 나카무라 사카에의 대본으로 지난해 오페라 작곡에 착수,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건용 교수는 작가 주인석씨의 가사로 칸타타를 내년 5월까지 만들 예정이다.

작가 곽인행씨가 다음달 말께 펴낼 책 '이경재 신부님'에는 곽씨가 쓴 감성노트와 함께 이신부가 병상에서 쓰다가 중단한 미완성 회고록, 김수환 추기경·김대중대통령·성악가 조수미씨 등 평소 이신부와 친분이 깊었던 저명인사의 글 등이 실리게 된다.

'새 삶은 바라보면서-일하던 사제가 기도하는 사제로'라는 제목을 단 이신부의 유고는 평소꼼꼼히 적어온 메모를 토대로 자신의 발자취를 더듬은 것으로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을때부터 라자로마을에 들어간 이후 생활과 자신의 투병과정 등을 생생히 담고 있다.특히 '국제 거지'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외국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호소하던 일,조수미씨와작가 한수산씨, 가수 심수봉·김수희씨 등에게 세례한 일, 나환자들과 부대끼며 겪은 에피소드 등은 소탈하면서도 집념이 강한 그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있다.

라자로돕기회장인 봉두완씨는 "무엇보다 이신부님은 사람들에게 남을 돕는 기쁨을 일깨워주신 분이었다"면서 "성자는 갔지만 라자로마을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에 그분의 뜻을 이어받는 일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신부의 보좌신부로 라자로마을 원장대행을 맡고 있는 강홍묵 신부는 "이신부님의 선종으로 환우들이 실의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후원자들의 열기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 큰 힘이되고 있다"며 라자로마을의 근황을 소개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