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8개 살렸다

입력 1998-07-02 14:56:00

은행퇴출에 따른 업무마비로 어음결제를 받지못해 부도위기로 내몰린 거래선들을 '수렁'에서 건져낸 중소기업인이 있어 화제.

칠곡군 왜관읍 금산공단에서 곡물가공기계 생산설비업체인 대원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서용교사장(46). 서사장은 지난달 30일 만기일이 돌아온 1억2천만원의 어음을 결제하기 위해 평소처럼 거래은행인 대동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대동은행의 업무가 완전마비돼 어음을 결제할수가 없었다. 어음발행은행의 업무가정상화될때까지는 입금하지않아도 자신의 어음이 부도처리 되지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지만 그럴경우 거래하던 협력업체중 자본력이 취약한 상당수 업체가 부도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서사장은 곧바로 8개 협력업체 책임자들을 회사로 불러 어음을 결제했다.

서사장은 "협력업체들도 자금계획에 맞춰 회사를 운영하는데 제때 어음을 결제해주지 않으면 부도위기에 내몰린다"며 "5년이상 거래해오던 협력업체와의 신뢰성을 유지하는것은 기업인의 윤리"라고 말했다.

협력업체인 대성산전 한 관계자는 "어음결제가 안되면 어쩌나 했는데 계획대로 자금이 조달돼 직원월급과 거래선의 대금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서사장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어음결제일을 어겨본적이 없을 정도로 협력업체를 아끼는 사람"이라고 고마워 했다.서사장은 IMF에도 불구 자금난에 시달리는 협력업체들을 돕기위해 통상 6개월이상인 어음결제기일을 3개월이내로 지키고있다. 서사장은 업계에서 'IMF불황을 모르는 기업인', '가업을 물려받아 한우물만 파는 기업인'으로 통한다.

대원산업은 곡물가공기계 생산설비업체들중 국내 최대규모.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할 정도다. 매출액의 10%를 기술개발에 투자해 왔으며 95년 3월에는 기술연구소까지 설립했다.

올해부터 수출에 주력, 벌써 3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올 수출목표 1백50만달러는 무난하다는게 서사장의 설명. "협력업체를 돕는데 별것이 있나요. 좋은 기술로 첨단제품을 만들어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는것이 IMF도 타개하고 협력업체를 위하는 길이지요"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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