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대구시장은 4년후인 2002년 대구의 모습을 "비록 지금은 힘들고 어렵지만 대구시민들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자식들때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며 "시민적 컨센서스를 얻어내 대구를 희망과 미래의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시 대구시장직을 맡는 결의를 다졌다. 문시장은 아무런 보조데이터 없이 어디에서 어떤 사업들이 어떻게추진되고 있는지를 훤히 꿰뚫고 있었으며 앞으로 4년간 대구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대구의 청사진을 막힘없이 도면을 읽어내듯 풀어나갔다. 지속적인 SOC투자와 무엇보다 문화창달과 환경개선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다시한번 시장 재선을 축하드립니다. 새로 민선2대 광역시장을 맡는 소감과 시정 역점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기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6·25이후 최대 위기라는어려운 시기에 저를 믿고 재선시켜주신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어려움을 타개하려니 걱정이 앞섭니다. 앞으로의 4년도 근본적으로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난 1대때 3년동안 펼쳐온장·단기적 계획들을 차질없이 완성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예상못했던 IMF관리체제하에서 실업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수립과 저소득층 생계및 민생안정에 초점을 두겠습니다. 또 2001년 유니버시아드(U)대회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착실한 준비를 해나가겠습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님의 노력중 위천국가산업단지는 아직도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대구시의 대비가 부족했거나 소홀한 점은 없습니까?
▲그동안 정부에서는 관계장관들도 모두 절차만 남아있음을 밝혔고 대통령께서도 단안을 내리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구시는 그동안 할 수 있는 수순을 모두 마쳤고 이제는 지정됐을때 단지를 빨리 조성하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이를 위해 SOC시설의 구축이 필요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공단이 조성됐을때 접근이 용이하도록 공항, 항만, 고속도로의 구축이 돼야합니다.
-교통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사정상 지하철 3호선 건설이나신교통체제의 도입, 대동·대서로의 고가도로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진것 아닙니까.▲한마디로 지금 예스(Yes), 또는 노(No)라고 말할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건의 변화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3호선 건설은 지하철건설에 정부지원 70%를 얻어내야가능하고 안될때는 신교통을 도입하자는 것이며 하더라도 2000년대에나 논의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가도로도 독자적으로 추진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만큼 지하철2호선을 건설하면서 고가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현재도 검토중이라고 해야지요.-이런 사업들을 계획대로 추진하기에는 대구시의 재정이 너무 나쁜것 아닙니까. 현재의 부채만도 규모가 상당한데 외자도입을 다시 하실 생각입니까.
▲지방정부의 재정상태가 나쁜것은 대구시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구시는 상대적으로 나은편입니다. 현재의 지방세수입과 국세지원, 중앙정부 지원만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가 현상유지하기도 급급합니다. 이제 도시발전을 위한 추가투자가 불가피합니다. 싼 이자율에 상환기간이 긴 돈을 빌려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보다 외자를 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U대회와 월드컵축구대회의 한치 오차없는 준비를 시장의 역점시책으로 꼽으셨는데 지난 4월말 김대중대통령께서 대구에 오셨을때 U대회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사정이 변한 겁니까. 정부의 입장과 대구시의 대책을 분명히 말씀해 주십시오.▲2001년 U대회는 10월의 FISU(U대회 집행위원회) 결정이 좌우하는데 대구개최가 될것으로 확신합니다. 당시 대통령께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신것은 지출예산이 천문학적으로 든다는 보고때문이었습니다. 청와대나 정부의 입장은 대구가 U대회를 개최하더라도 엄청난 지원은 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지원만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오해는 그뒤 U대회와 월드컵축구경기를 연계하면 경비를 1천7백억원정도로 최소화할수 있다는 설명으로해소시켰습니다. 이것도 대회운영경비를 자체조달하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또 이런 경비가 지금처럼 어려운때가 아닌 2000년에 가서 지원해주면 된다는 것입니다.
-정부입장이 U대회 대구개최를 반대한다면 그래도 대회를 강행하실 생각입니까.▲현재의 경제개선상태를 보아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안된다'는 쪽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의 결정에 협력하겠지만 대구에서 개최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문화창달에 대한 시장님의 의지를 듣고 싶습니다. 문화도시로서의 대구의 현주소와 문화도시가 되기위한 조건, 거기에 따른 시장님의 의견을 밝혀주십시오.
▲문화없는 경제발전은 무의미하며 따라서 문화진흥에 비중을 두겠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부흥을 이루신 박정희 전대통령이 우리나라 문화창달과 계승을 위해 18년동안 이루어낸 업적은 그분의 발길이 미치지않은 곳이 없다는데서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공간이 있어야하고 또 국내외 문화행사를 유치해야 하며 시민의 문화생활화수준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대구는 다행히 오페라하우스와 야외음악당, 시립미술관등 문화시설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또 국제대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민의 문화생활 향유수준을 높이기위한 시장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초·중·고교의 교육에서부터 미래의 문화시민을 육성시키기 위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대구를 아시아의 밀라노로 만들기 위해 패션과 디자인에 대한 감각을 높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서부터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의 미술활동에서도 다른도시보다 크레용 색깔을 더 다양하게 하고 미술관이나 전람회, 박물관견학등 문화예술활동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인들이 시민교양강좌를 통해 예술문화의 대가들과접촉하듯 학생들도 문화적 소양을 기르기위해 문화예술현장에 다양한 접촉을 할 수 있도록교육청과 협의할 생각입니다.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구시의 구조조정 방향을 설명해 주십시오.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은 '안하면 안된다'는 차원에서 추진하겠습니다. 대구시의 경쟁력을회복하고 대구시가 선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침보다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직원들이 반발하지 않을까요? 공직사정 등으로 신 복지부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구시 직원들은 지난 3년동안 변화를 준비해 왔습니다. 또 복지부동이 아니라 모두들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비밀리에 조사도 해봤는데 야근하는 부서도 많습니다. 지난 3년간 욕먹은 보람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민선시장은 행정가일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정치적 구심점으로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독선적(?)이란 평까지 받고있는 시장님의 개성이 압도적 당선으로 더욱 강력하게 시정을 펼쳐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모습의시장이 될 것인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열심히 하려다보니 받은 평인지 모르지만 결코 자만않고 또 더욱 겸손하겠습니다. 지난 3년동안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권위와 능력이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기간동안 시장으로서의 봉사와 노력을 몰라준 데 대한 섭섭함이 모두 기우였음을 확인했습니다. 시민들이 몰라준다는 생각이 어리석었고 내가 바보였음을 알았습니다. 이젠 시민들이믿고 따라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앞으로의 4년은 더 겸손하고 더 열심히, 또 더 성실히 일하겠습니다.
-정치적으로 야당소속의 대구시장에 대한 중앙정치권의 회유가 만만치 않을것 같습니다.▲중앙정치계의 여건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대구시장으로서 훌륭한 시정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2002년 4년임기를 마쳤을 때의 대구시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주십시오.
▲IMF체제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99년쯤 수습되고 2000년 우리경제가 정상화되면 2002년대구의 모습은 모든 면에서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거의대구 물류시티의 건설로 서울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이상적인 도시가 돼 있을 것입니다. 문화, 환경, 교통의 측면에서도 발달해 있을 것입니다. 이런 대구시의 미래모습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국채보상기념공원에 전시할 것을 구상중입니다. 대구는 희망의 도시, 미래의 도시입니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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