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 사는 40대 주부 서모씨는 6월말이 납기일인 세금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치밀고잠이 안온다.
"가득이나 월급 봉투에 먼지가 풀풀 나는데 집세에 자동차세까지… 국회의원들은 맨날 공치며 당리당략에만 신경쓰는데 혈세로 몇백명씩 월급 주느라 집세 올리고, 이게 뭡니까. 위에서부터 정신 차리고, 나라살림 제대로 살 생각은 않고, 무조건 징세만 하면 됩니까. 세금, 내야죠. 하지만 돈이 없는데 뭘로 냅니까"
가정마다 6월말로 다가온 세금폭풍으로 비상이 걸렸다. 월급은 30% 이상 삭감됐는데, 세금은 오르고, 납기일은 하루앞으로 다가왔고, 어디 돈빌릴 데는 없고…. IMF로 나라가 부도나고,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면서 개인파산 일보 직전에 처한 가정들이 6월말로 다가온 세금고지서를 들고 밤잠을 설친다.
지난해 회사 감원태풍에 퇴사하고, 계약직으로 재입사한 18년차 직장인 ㅅ씨(42). 재입사 조건은 상여금·복지후생비 전혀 없이 월 1백25만원. 월급(1백20만)에 보너스(7백%)까지 받던시절에 비하면 졸지에 4백만원 이상이 '뭉텅' 날아갔다.
그나마 직장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만 아침마다 고1, 중2, 초4년생인 세 자녀가 내미는 교재구입비를 대기도 빠듯해져 아내는 기어이 식당일을 자청하고 나섰다. 아내가 버는 돈이적자 살림을 유지하는 오아시스이다.
하지만 ㅅ씨는 6월들어 날아든 각종 세금, 월부금 고지서로 가정 파산 일보 직전에 빠졌다.33평 아파트(용상지구) 재산세 11만원, ㅅ씨 자동차세(1800㏄) 25만8천원, 아내차세 15만5천원(1500㏄). 세금만 50만원을 넘어섰는데 아내차 할부금(5백만원) 21만1천원, 아파트 관리비13만원, 아파트 대출금(1천만원) 이자 13만원, 운전자 보험 6만2천원까지 겹쳐 순식간에 '뭉칫돈'을 빌려도 감당이 안된다. 요즘 세상에 어디가서 손이라도 벌릴 수 있을 것인가.기다리던 월급일, 회사 형편이 어렵다면 봉급마저 늦춰지자 ㅅ씨는 자포자기상태이다. "연체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지 않으냐"는 그는 "재산세에 비해 자동차세가 너무 과하다. 1억넘는 33평짜리 아파트 재산세가 11만원인데, 차령 8년이 넘은 자동차세가 그 두배 이상이나하다니 조세제도의 합리성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서민들의 주머니에는 찬바람만 불고, 답답한 시민들은 은행 창구로 분납가능여부를 묻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김명희씨는 "8년이상 된 차값이 10만원도 안되는 구닥다리 소형차에6개월마다 15만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털어놓는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ㅇ맨션(48평형)에 사는 주부 ㅂ씨도 세금 막기 걱정이 태산이다. 아파트 집값이 폭락, 애물단지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세금은 지난해보다 5만원 가량 올라 27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자동차세 28만5천5백70원, 아파트 관리비 22만6천7백원, 차량 할부금11만9천원, 카드대금 26만원, 자동차 분납 보험료 27만원까지 낼일이 꿈만 같다. 재산세와자동차세 마감일이라도 다르면 어떻게 손을 써보겠구만, 납세 마감일까지 같은 달, 한날짜인것이 원망스럽다.
"불경기가 계속되고, 월급이 삭감돼 감세를 해도 뭐할 판에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들이 이번 세금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세무사 김홍균씨는 "사업이 위기에 처해있거나 중상으로 장기치료를 요하는 사람에게는 징수유예를 요구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받아들여지기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재산세는 납세자가 자금 여력이 있을때 연중 언제든지 낼 수 있도록 한다든지, 자동차세를 6개월 단위보다 더 짧게 2~3개월 단위로 납부하는 식으로 납세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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