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등 인권문제

입력 1998-06-29 00:00:00

27일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간에 벌어진 톈안먼(天安門) 사태 등 인권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중국 민주주의가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날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TV로 생중계하는 과감한결단을 내렸다.

클린턴 대통령이 미묘한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12억중국인들에게 기자회견 상황을 노출시킨 것이다.

이날 클린턴은 "나와 우리 미국인들은 무력 사용과 비극적인 인명의 희생이 잘못된 것으로믿고 있다"고 말해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예전 같으면 이같은 미묘한 상황을 피하려 했을 장 주석은 이날 정중하면서도 확고하게 당시 군대의 대응을 옹호하고 이로 인해 지금 중국의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며 맞받아쳤다.장 주석은 자신의 발언으로 그 논쟁을 마칠수 있었음에도 클린턴 대통령에게 한번 더 코멘트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신사적인 토론의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장 주석은 또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이익의 강력한 옹호자이며, 나는 중국 이익의 강력한옹호자"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우 우호적인 의견 교환과 토론을 벌일 수 있으며 나는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전으로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3배나 길어졌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기자 회견을 생방송하자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인데 대해 높이평가하면서 장 주석이 토론에서 보여준 감각에 찬사를 보냈다.

샌디 버거 백악관 국가안보담당보좌관은 권위적인 사회에 길들여진 중국인들 앞에서 벌어진수준높고 때로 격렬한 이 토론은 "매우 예외적인"것이며 "역사적인"것이라고 표현했다.클린턴 대통령과 장쩌민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상호 조준 해제 및 아시아 지역의 경제위기 대처 공동 협력 등 47개항의 안건에 합의했다.

미-중 정상은 특히 한반도 안정과 남아시아 핵확산 방지 등 아시아 지역의 안보문제에 공동 대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클린턴 대통령과 장 주석은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의 둥다팅(洞大廳)에서 2시간30분동안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의 도시들을 겨냥한 핵 미사일의 조준 방향을바꾸는 핵미사일 조준해제 협정 타결을 발표했다.

장 주석은 이 협정의 타결로 인해 "양국은 더 이상 적대국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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