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계곡으로 여름사냥을 떠나보자. 경남 함양과 거창은 남으로 뻗어내린 덕유산 줄기 따라 물 맑고 풍경 좋은 계곡이 많은 곳이다. 특히 화림, 용추, 위천계곡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굽어보며 정자가 자리잡고 있어 풍류를 느끼며 더위를식힐 수 있는 명승지다.
경남 함양에서 전북 장수로 이어지는 26번 국도를 타고 육십령쪽으로 달리면 함양군 안의면과 서하면에 걸쳐 있는 경치 좋은 화림계곡을 만난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맑고 풍부한 물줄기가 기암괴석 사이를 굽이돌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 놓는다. 화림계곡에는 8개의 정자가 있었으나 현재 농월정, 동호정, 군자정, 거연정만이 남아 있다. 이들 정자는 한결같이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육십령쪽으로 화림계곡을 따라 가다 가장 먼저 만나는 정자가 농월정이다. 울창한 송림을등에 지고 달바위라 불리는 너럭바위위에 자리잡은 2층 누각이 고고함을 자랑한다. 조선 선조때 예조참판을 지낸 지족당 박명부가 지었으며 바위에는 지족당이 지팡이를 짚고 신을 끌던 곳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당시의 풍류를 전한다. 정자 앞에는 부드러운가 하면 급하게 소용돌이 치는 계곡이 그림처럼 흐르고 있다.
농월정에서 2km정도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동호정이 있다. 비스듬히 기댄 노송과 울퉁불퉁한 나무의 멋을 살린 기둥, 통나무를 깎아 만든 계단이 옛멋을 전해준다. 계곡에는 5백여명이 들어 설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일암이 섬처럼 솟아 있다. 동호정은 조선 선조때 충의지사 장만리를 기리기위해 후손들이 1890년에 세운것이다.
1613년 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숙이 건립한 거연정과 조선 성종때 대학자 정여창을 추모하기위해 세운 군자정은 동호정에서 2km 떨어진 곳에 나란히 서있다. 사람의 손길이 미친지 오래되어 쇠락해 가는 군자정에 비해 거연정은 도전적 자세로 계곡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철제 다리인 화림교를 통해 드나들 수 있으며 아름드리 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산수화 같다.
심원정이 있는 용추계곡은 덕유산 자락인 기백산군립공원안에 있다. 크고 작은 소를 이루며산정상에서 쏟아져 내린 물은 심원정이 있는 계곡 하류에 와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청심담을만들었다. 거북바위를 타고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서 있는 심원정은 돈암 정지영의 유덕을 알리기 위해 1558년에 세워졌다.
소용돌이 치며 흘러 내리는 계곡을 따라 승용차로 5분여 올라가면 용추폭포가 나온다. 15m높이에서 기암절벽을 흔들면서 낙하하는 물줄기가 더위를 잊게 한다. 폭포 바로 위에는 용추사가 있어 계곡여행의 운치를 더한다.
함양에서 마리삼거리를 지나 거창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위천계곡이 흐르고 있다. 꿈틀거리는 계곡이 한눈에 보이는 절벽가에는 거창 장씨 정자인 건계정이 있다. 계곡 위로 난 돌다리를 통해 정자로 건너가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함양과 거창을 대표하는 수려한 계곡에 자리잡은 이들 정자를 이용할 경우 어른 1천원, 청소년 6백원, 어린이 3백원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주변에는 음식점이 들어서 있으며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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