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보태세 재점검해야

예인중이던 동해침투 잠수정을 바닷물 깊숙이 빠뜨린 것은 해군당국의 어설픈 작전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항간에는 잠수정을 고의로 물속에 빠뜨린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정도로 국민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고의성이 없다하더라도 잠수정발견 현장출동예인 과정에서의 군작전은 믿음직 하지 못한것이 사실이다. 96년 초가을 강릉 무장잠수정침투사건으로 혼비백산한지가 불과 2년인데, 그동안 군의 해안침투 대응체제가 아직도 정비되지 못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첫째, 사전에 침투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민간 어선그물에 걸린 것은 덮어두더라도, 신고받고출동한 해군이 초동대응을 너무 안이하게 한 것은 군사전문가들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승조원 신병확보.정보자료 보호조치가 급선무인데도, 예인작업에 바로 들어간 것은 상식밖이란 지적이다. 물론 잠수정내부의 폭발물장치등 돌발적인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겠으나 그같은 다급한 상황에서 대응하는 특수훈련을 받은 요원들이 없지 않기 때문에 말이 안된다. 둘째로 예인항을 변경한 점이다. 군사항인 기사문(其士門)항으로 예인하다 동해항으로바꾼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 기사문항에는 암초가 많아 예인선부터 좌초할 우려가 있었기때문이라는 해명이다. 군사항 앞바다의 바다밑 지형도 파악해두지 않은 셈이다.고의적인 지연작전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금강산관광추진등에 찬물을 끼얹는 일을 피하기 위해 예인시간을 끌었다는 의혹이다. 어쨌든 해군작전은 처음부터 믿음직스럽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질타를 피할수 없게 됐다. 따라서 해당 지휘관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군당국은 지금부터라도 가라앉는 잠수정 인양에 총력을 다해야겠다. 잠수정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경로로 침투해왔는지 군당국은 정확하게 밝혀내야할 의무가 있다. 북한은 '훈련중 기관고장표류'라고 계속 주장하면서도 남쪽 군사적 대응에 많은 허점을 재발견하고 속으로 만족하고있을지 모른다.

이번 군의 작전을 보면서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에 군마저 느슨해지지 않았나 우려된다. 정부가 바람보다는 햇볕이 외투를 벗기는데 유리하다는 이솝우화를 따라간다고 해서 국가안보를 책임진 군마저 해이해져선 안될 것이다. 김대통령도 취임후 처음으로 전방부대를 방문,안보태세의 확립을 강조한 것은 시의에 맞는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기조가 흔들려서도 안되겠지만, 명백한 정전협력위반을 어물쩍 넘어가서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침 6.25전쟁 48주년이 되는 오늘이다. 우리 군도 장비와 인력탓만 하지 말고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안보태세를 강화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