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그날을 기억해낼 수 있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30%쯤 될까. 50대이후부터 60대까진비참전(非參戰)회상의 세대라면 70대전후 연령층은 참전세대가 될 것이다. 3년간의 골육상잔(骨肉相殘)의 전쟁은 강토를 초토화했고, 그 와중에서 겪은 민족적 고통은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누가 먼저 쳐들어갔느냐하는 지리한 논쟁은 구 소련의 해체와 사회주의 몰락에 따라 부질없는 노릇이 되고 말았다. 러시아 문서창고에 있던 다량의 6·25관련자료들이공개됨으로써 북의 남침은 확실한 역사적 사실로 판별나고 만 것이다. 이땅의 일부 식자층과 젊은 세력들의 북침설, 또는 우발적 개전(開戰)논리가 전쟁의 상처를 또 얼마나 더 깊게했는지 모른다. 개인간에 주먹다짐을 해도 선수(先手)친 사람이 기선을 잡기 마련인데 그처럼 무기력하게 낙동강 최후 교두보까지 파죽지세로 밀려내려온 사실하나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했던 얄미운 세월도 어느덧 훌쩍 48년이나 흘렀다.
---어느덧 48년 세월이 훌쩍
새삼 6·25를 회상하는 것은 전쟁이후 지금까지 우리 삶을 지배해왔던 남북긴장과 대치의상황논리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때를 맞아 감회가 새롭기 때문이다. 냉전논리의 쇠사슬을 자의로 끊고 북을 넘나들었거나 북의 통일전술·전략에 호흡을 같이 했던 일부 인사들이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어느새 사면·복권등의 '혜택'을 누리는 모습을 볼때마다 "이것이 민족적 비극이구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은 일부 국법교란자들을 영웅시하는 사회일각의 분위기마저 나타날때 통일을 온 가슴으로 열망해온 진정한 보통애국시민들은 참담해지기까지 했다.
오늘에 와서도 대결의식을 갖자는 뜻이 아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남쪽에서 고관을 지내다 북행을 한 최덕신은 '돈없어도 사는지상낙원'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북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돈 많은 사람이 소 1천1마리 준다니까 고향방문을 할 수 있고, 망향의 한을 달래고 있는 돈없는 이산가족들은 안중에없다는 것이 아닌가. 걸핏하면 '조국은 하나' '하나의 민족'등을 앞세우는 그들이 동포애에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백두산부터 개방을
몇해전 중국을 통해 장백산(백두산)을 관광하면서 북한은 정말 바보라고 생각했다. 연간 30만명이 넘는 우리 관광객이 중국땅에다 외화를 뿌려야 할 이유가 뭐냐 싶었다. 보이기 싫은것이 있으면 피해가면서 관광수입 올릴 수 있는 뻔한 길을 외면하다니. 이제 좀 눈이 뜨이는지 금강산관광 얘기가 나온다. 순서는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부터 개방하는 것이 옳다. 어쨌든 금강산부터 시작한다면 묘향산·백두산·휴전선일대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 외화벌이에 한몫하기 바란다.
요즘은 정부의 햇볕론이 인기가 있다. 저명 인사들이 앞다퉈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북쪽을 기다리지 말고 남쪽에서 변화시키는 주도권을 잡자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그러나 부부싸움으로 가재도구를 다 부숴버리고 딴 살림차린지 오래인데, 이제 슬슬 결합의모션을 취한다면 최소한의 할말이 있어야 한다. 북쪽은 '6·25전쟁 정말 미안하오!' 남쪽은'당신네들 자꾸 외세(外勢)이야기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국면이 많았소'…하는 정도로 말이다.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화해무드가 깨질까 봐 '독일 통일전까지도 동독은 스파이를 서독에 보내지 않았느냐?'며 잠수정침투행위등에 관대해야 한다는 말까지 한다는 것은 참담하다.
---잠수정 침투행위 유감
우리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가. 안보태세와 경제력이 아닌가. 병무비리·일부군 간부의 수뢰, 이번의 동해안 잠수정 영해침범 사건등에서 보지만 불안한 생각이 든다. 케네디가 말한바 '협상을 두려워 하지도 않으며, 두려워서 협상을 하는 것도 아니다'고 우리도 말할 수 있으려면 안보에 허점이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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