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금융시스템 붕괴 위기감

입력 1998-06-22 00:00:00

정부가 지역 경제나 지방금융 실정을 도외시한채 획일적인 금융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금융기관들의 무더기 퇴출이 속출하는등 지역 금융시스템의 붕괴 위기감이 고조되고있다.

IMF협상 이후 정부 주도의 금융산업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대구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종금사 3곳 중 경일, 대구종금이 잇따라 간판을 내린데 이어 지난 19일 대구.대동리스도 폐쇄가결정됐다.

또 지역중소기업의 자금젖줄 역할을 해오던 대동은행도 서울지역 대형시중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간신히 버티고있는 나머지 지역본사 금융사들도 획기적인 경영개선 조치가 없는한 퇴출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종금사에 이어, 리스, 은행, 보험 순으로 일정별.분야별 금융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어지역에서는 비슷한 업종의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퇴출되는등 특정분야의 금융시스템 마비 현상이 빚어지고있다.

지역금융계에서는 서울지역 대형 부실 시중은행의 경우 퇴출시 뒷감당이 곤란하다는 이유로손을 못대던 정부가 대외 과시용 카드로 힘없는 지방소재 소규모 금융기관에 집중적으로 칼을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있다.

이처럼 금융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지역금융기관을 이탈한 자금이 역외금융기관으로 급속도로 유출되는등 지방금융 마비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렇다할 후속 보완 조치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금융권 한 관계자는 "IMF등 외국 투자가들이 원하는 것은 대형시중은행을 합병해 초대형은행으로 만드는 명실상부한 금융개혁"이라며 "정부가 어떤 파국적 상황을 몰고 올지모를 위험천만한 '임상실험'을 지역경제를 볼모로 벌이고있다"고 비난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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