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오전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서 열린 영남대 지역협력연구센터 주최 '제3차 국제 섬유기술워크숍'에 참석한 지역 섬유업체 대표들은 내내 얼굴을 들지 못했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산업자원부 김재현 생활공업국장의 지역 섬유업계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김국장은 강연시간 50분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 섬유업계에 대한 비판에 할애했다.김국장은 먼저 "정부에 대한 요구는 많으면서 대구 섬유업계의 자구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질책했다. 김국장은 이어 "대구 섬유단체들이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 대구섬유산업 육성방안이 과연 바람직한 계획인지 회의한 적이 많았다"며 불쾌감을 표명했다. 김국장은 또 "한정된 정부재원을 대구섬유산업 육성에 지원하는 만큼 다른 산업과 대구이외 지역 섬유업체에 대해 대구 섬유인들은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국장이 이처럼 지역 섬유업계에 대해 비판을 쏟아부은 이유는 많다. 지역 직물과 염색단체 및 업체 대표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산자부 등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제논에 물대기'식요구를 내놓았다. 단순히 요구만 한 게 아니라 서로 상대편의 요구안을 깎아내리고 비방했다는 소문이 지역 섬유업계에 널리 퍼져있다. 더욱이 대구시가 산자부에 건의한 육성방안에대해서도 일부 섬유단체와 대표들은 공공연히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을 해왔다. 이 때문에문희갑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섬유단체 대표 간담회에서 직물과 염색업계 대표들에게 중앙부처를 상대로 한 개별적인 로비를 중단하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렇다면 대구시는 책임이 없을까. 대구시는 독자적인 지역 섬유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면서 지역 섬유업계와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밟지 않았다. 그저 섬유단체 대표들을 모아놓고 의견을 내도록 한 뒤 여기에 대구시 안을 첨부해 중앙정부에 건의안만 내놓았을 뿐이다.이에 따라 대구시는 어패럴 밸리 조성 등 독자적으로 마련한 지역 섬유산업 육성방안의 필요성을 지역 업계는 물론 산자부 등 중앙부처에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지역 섬유산업 발전방향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패션 산업 육성으로 잡고 있다.어패럴 밸리(봉제단지) 조성안도 패션산업 육성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직물업계는 여전히 직물 신제품개발과 대경상사 기능강화 등 직물분야 육성에 초점을 맞추며 패션산업 육성은 시기상조라고 보고있다.
대구시는 또 지역 섬유업계가 무차별적으로 내놓은 요구를 제대로 거르지 않고 건의안을 마련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 기획예산위원회가 무리한 요구는 예산에 반영해줄 수 없다고밝히자 부랴부랴 새로운 건의안을 제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섬유단체와 업체 대표들이대구시를 제쳐두고 중앙부처를 상대로 직접 로비에 나선 것을 방치한 점도 대구시로 책임이돌아간다. 섬유업계 내부의 해묵은 질시와 반목으로 인해 지역 섬유산업의 발전이 지체되고있는데도 대구시가 통합노력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지역 섬유업계와 대구시는 김대중 대통령이 차려준 '아시아의 밀라노' 밥상을 스스로 차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이제라도 되돌아봐야 한다.
이와관련, 안도상 대한직물공업연합회 회장은 "한 목소리를 내지못해 부끄럽다"며 "이탈리아와 일본식을 병행한 대구섬유산업 발전방향을 정립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지역 업계가 중앙정부의 지원을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려고 마치 제로섬 게임을 벌이듯 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며 "대구시의 섬유산업 발전방향은 중간재인 제직, 염색뿐만 아니라 완제품인 패션. 어패럴산업도 함께 발전시켜 진정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구를 아시아의 밀라노로 만들기위해서는 패션.어패럴산업 육성이 반드시뒤따라야 한다는 대구시의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산업자원부에서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