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컴퓨터게임 스크린에 담는다

입력 1998-06-18 14:00:00

'둠' '툼레이더' '듀크뉴켐'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PC게임의 주인공이 사람이라면 누가어울릴까. 실제 상황으로 그려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게임 마니아들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봤을 호기심에 대한 해답이 조만간 제시될 전망이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PC게임들을 영화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흥행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할리우드에 유명 게임들은 더없는 소재. 홍보효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게임 메니아들을 일단 고정관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어서 최소한의성공은 확신하고 있다.

게임을 영화화한 사례는 예전에도 몇차례 있었다. '모탈 컴뱃' '스트리트 화이터' 등이 대표적이지만 특수효과나 액션, 배역의 무게 등이 따라주지 못해 흥행은 기대이하였다.하지만 영화제작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게임 이상의 특수효과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만들었고 제작사들도 거액의 제작비와 호화 출연진을 내세울 계획이어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상황. 또한 단순액션 외에 애정이나 어드벤처, 공상과학 등 다양한 소재를 엮어 작품의완성도를 높이는데도 힘을 쏟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개봉 계획으로 준비중인 PC게임 소재 영화만도 대여섯편. 대표적인 작품은 파라마운트가 제작할 '툼레이더'다. '툼레이더'는 PC게임에서는 특이하게 라라 크로프트라는 팔등신의 여성이 주인공. 라라는 캐릭터 상품이 이미 큰 성공을 거둘 정도로 스타덤에 오른 상태인데 산드라 블록, 리즈 헐리 등 유명 여배우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감독으로는 다이하드시리즈를 제작한 로렌스 고든과 로이드 레빈이 낙점됐다. 파라마운트측은 '툼레이더'가 세계에 수백만명의 마니아를 두고 있는 유명게임인만큼 그에 걸맞은제작비, 캐스팅 등으로 영화에서도 성공을 장담하고 있다.

음산한 배경과 잔혹한 살상으로 3차원(3D) 액션게임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둠'은 콜롬비아트라이스타에 의해 영화화된다.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불꽃튀는 총격전과 대량살상 등이 어우러진 초대형 액션물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예상. 한번 시작하면 밤새는 줄 모르는 '중독증'까지 낳을 정도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게임의 분위기와 영상을 영화에서 얼마나 살려낼지 관심거리다.

스레시홀드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들어간 '듀크뉴켐' 역시 검은 선글라스에 우람한 체격의주인공이 화면을 온통 휘저을 액션물로 흥미를 끌고 있다. 게임에 구현된 복잡미묘한 배경과 스토리 만으로도 이미 캐릭터 상품의 성공을 일궈내고 있어 영화제작사도 야심만만하게제작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공포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큰 '바이오 하자드'나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윙코맨더' 자동차 슈팅 게임인 '인터스테이트 76' 등도 게임의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화작업에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게임이 능동적인 반면 영화는 수동적이라는 점, 3D게임의 등장과 함께 급속한발전을 이룬 게임의 각종 요소들을 영화가 완벽히 혹은 그 이상 만들어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성공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반면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PC게임이 유명세를 탔다는 한가지 이유 만으로도 충분히 흥행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에 차있다. 내년에잇따라 개봉될 예정인 게임소재 영화들이 어떤 주인공을 앞세워 어떤 화면으로 선보일지 궁금하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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