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부동산부자'는다

입력 1998-06-15 15:12:00

회사부도 은행서 압류 융자로 건축 임대안돼 분양택지등 해약속출

대구에서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던 김모씨(38). 청도 경산 등지에 공시지가로만 15억원대의부동산을 소유하면서 한때 잘 나가던 청년실업가로 통했으나 지난달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알짜배기 5층건물 등 부동산을 모두 은행에 압류당했다.

부동산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처분할 길이 없어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했고 금융권 연체이자는 엄청나게 불어나 해결할 길이 없었기 때문.

이처럼 부동산가격 폭락파동이 장기화되면서 땅과 건물을 갖고 있으나 현금이 없어 사실상알거지로 전락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3층짜리 건물 한채만 갖고 있어도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옛말이돼버렸다. 10억원대 부동산보다는 1억원의 현금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대구 칠곡에 6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던 이모씨(45)도 지난달 1층에 세들어 있던 은행이 빠져 나가는 바람에 8억원의 보증금을 일시에 물어주고는 부도위기에 처해 있다.정모씨는 IMF 직전인 지난해11월 대구 성서택지지구에 구입한 땅에 은행 융자를 얻어 현재6층 건물을 거의 완공해가고 있는 상태에서 점포 임대가 안돼 고스란히 10억원정도의 땅값및 건축비를 날리게 됐다.

한국토지공사 경북지사에도 단독택지나 상업용지등을 분양받았다가 중도금을 연체하거나 해약을 원하는 사람들이 속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업계관계자들은 "시가의 절반에라도 팔아달라는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여유있는 사람들은 현시점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도 적절한 재테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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