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갈 소

입력 1998-06-15 00:00:00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 현대 서산농장에서 농장 직원들이 북한에 보낼 소에 목띠와 종을 달기 위해 우리로 소를 몰고 있다.

서산농장 표정-"북에서도 잘 커라"

○…소 방북 출발일인 15일 서산 농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직원과 축사 인부들이 막바지준비를 위해 바쁜 일손을 놀렸다.

14일 오후 8시까지 축사 분뇨수거와 이표(耳標) 및 목띠 점검, 주변정리 작업에 나섰던 서산농장은 이날 오전 7시 전직원이 출근, 소 먹이주기와 오후 3시 축사 옆에서 있을 소 송별식및 상차준비 등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서산농장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달여간의 준비가 잘 마무리되도록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며 "오늘 자정 소들이 농장을 출발, 북녘땅에 도착하는 그 시각까지 아무런 돌발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정 북행길을 떠날 소 5백마리는 오전 8시쯤 배분된 배합사료 2천5백㎏과 지난해농장에서 나온 볏짚 2천5백㎏의 먹이를 거뜬히 먹어치웠다.

농장 관계자는 "이후부터는 장시간 여행동안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차멀미를 하는 일이없도록 임진각에 도착하는 16일 오전까지 물 이외에 사료 등 다른 먹이는 먹이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산농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소를 싣고 갈 5t트럭 40대와 8t트럭 5대, 사료운반 트럭 5대(8t) 등이 도착하면 오후 1시쯤부터 트럭 적재함 바닥에 왕겨를 깔고 방역작업을 벌인 뒤트럭에 적십자기와 현대그룹 깃발, 플래카드 등을 부착할 계획이다.

이어 오후 3시쯤 서산농장 전직원과 인근 주민 등 3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도의 무사고를 비는 제를 올리고 오후 7~8시쯤부터 2시간 30여분간 5백마리의 차태우기 작업을 완료,1~2시간 휴식후 방북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에 북한에 무상지원될 소 5백마리는 모두 10개월 이상된 것들로 암수가 반반이고몸무게는 수소 3백~6백㎏, 암소 2백50~4백50㎏이며 방북을 위해 수소는 녹색목띠, 암소는 황색목띠를 각각 둘렀다.

이 소들은 지난달 초 정명예회장의 방북결정 직후 선별작업을 거쳐 이곳 서산농장에서 기르는 3천여마리 중 새끼를 밴 암소와 송아지를 뺀 나머지로 암소와 수소가 각각 5채의 별도축사에서 특별관리돼 왔으며 이미 지난달 말 검역을 마친 상태다.

모두 코뚜레를 하지 않은 채 70만평의 드넓은 초원을 맘껏 달리며 자란 탓에 근육이 잘 발달돼 있고 일반 비육우에 비해 몸무게는 50~1백㎏ 정도 가볍다.

○… 소를 싣고 갈 트럭은 5t 40대와 8t 5대 등 모두 45대로 15일 서산농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소들은 이들 트럭 1대당 몸무게에 따라 수소는 9~13마리, 암소는 10~16마리씩 실릴 예정이며 트럭의 적재함은 이동 중 소들이 날뛰지 않도록 머리와 목을 밧줄로 지름 6백㎜의 철재에 묶을 수 있게 개조됐다.

○…소 5백마리를 실은 트럭 45대는 교통체증을 피해 15일 밤 12시쯤 서산농장을 출발, 북행길에 오를 예정이다.

농장을 출발한 트럭 행렬은 홍성과 아산을 거쳐 천안 인터체인지까지는 국도를 이용하고 이후부터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올림픽대로~신행주대교~자유로를 거쳐 16일오전 6시쯤 임진각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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