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북송루트

입력 1998-06-13 14:33:00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 일가의 판문점을 통한 방북은 남북 분단사의 한 획을 긋는역사적인 사건이다. 특히 정회장이 소 5백마리를 실은 트럭 50여대를 이끌고 방북하는 모습은 대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민간인들이 판문점을 통해 방북한 적이 있지만 순수 민간차원의 판문점 통과방북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단의 상징이자 남북간 대결의 장이었던 판문점이 정회장의 방북을계기로 교류와 화해의 장(場)으로 바뀌게 된 셈이다. 지난 95년 북측이 일방적으로 군사정전위를 폐쇄하면서 닫은 판문점을 민간기업인이 연 것이다.

그래서 정회장과 소떼방북의 절차에도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회장일가는 16일 오전 자신의 승용차로 서울청운동자택을 출발, 오전 8시 임진각에서 서산농장에서 출발한 소떼와 합류한다. 정순영성우명예회장 등은 미니버스를 타고 정회장의뒤를 따른다. 이어 정회장은 소떼를 이끌고 15일 개통되는 통일대교를 건너 판문점으로 간다.

판문점내 우리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 도착한 정회장일행은 간단한 휴대품 검사를 받고 오전9시55분까지 휴식을 취한뒤 9시55분쯤 다시 승용차를 타고 중립국감독위회의실에 도착, 10시에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북측지역에 도착한 정회장 등은 다시 북측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통일각까지 가서 북측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소떼를 몰고 '72시간다리'를 지나 평양으로 향할 예정이다.정회장과 함께 판문점에 도착한 소떼 5백마리는 그러나 정회장보다 1시간 빠른 오전 9시에북한측 경비병휴게소옆 동편광장을 통과해 군사분계선을 넘기로 했다. 북측은 차량통과를위해 화단으로 조성된 광장 일부를 헐어 임시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소떼를 실은 트럭을 통일각앞에서 인수하는대로 우리측 운전기사들은 곧바로 10여명씩 중립국감독위회의실을 통해 남측지역으로 넘어온다. 이후 소떼는 정회장일행과 달리 강원도 통천과 함경남·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으로 분산 이동한다.

북측은 그러나 남한측 기자들의 군사분계선 월선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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