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열전을 치른후 이제 새 돛을 올릴 지방자치 2기.
대구시와 경북도, 두 지방정부의 문화행정호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번 선거를 지켜본 대구.경북 문화예술인들은 민선 제2기 개막에 그다지 큰 기대감을 갖고있지 않은 분위기이다. 3년전보다 문화공약이 오히려 약화되는등 자치단체장들의 지역문화발전 인식도가 낮고 그간의 시도행정도 경제.정치.사회분야에 집중, 문화부문은 뒷전에 밀려나 있었기때문에 소외감이 여전할것 이라는것.
대구가 빛나는 전통의 문화도시로 불렸던 것도 지금은 과거형일 뿐,'한강 이남 최대의 문화도시'라는 자부심이 퇴색된지도 오래이다. 광주가 대구를 따돌린데 이어 오랫동안 대구의문화 언저리에서 맴돌던 부산도 최근 부산국제음악제.바다미술제 등 굵직한 문화행사를 앞세워 대구를 맹추격중이다.
경북의 경우 경주문화엑스포 유치 등 대구보다 문화인식이 다소 높다는 여론이다. 이번 선거때도 다채로운 공약을 내놓아 문화에 대한 관심을 그런대로 보여주었다는 평. 다만 지역문화에 대한 단체장의 지속적인 의지와 추진력 등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낙후돼가는 지역문화를 살리기 위해 향토 문화예술인들이 무엇보다 강도높게 지적하는 것은문화관련 정책입안자.집행자들의 문화마인드 결핍 현상. 문화부문 공무원들의 상당수가 '문화예술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식의 낮은 문화인식에다 관료주의적 구각을 벗지 못해과시용 업적쌓기에 치중하는 현실이 여전하다는 주장이다. 공무원이 솔선해서 문화예술계를도와주려는 광주지역 등과 비교해 관료적 권위주의가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라는 것이 문화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화란 엄청난데서 시작하기보다 작은 것, 생활 가까이 있는것, 호기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국의 경우 중세 앵글로-색슨족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앵글로- 색슨 빌리지, '초서'의 시'켄터베리 테일즈'를 주제로 한 각종 캐릭터상품의 개발.판매 등으로고유문화 소개와 교육효과, 소득향상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는 그 지방공무원들의 문화마인드가 뒷받침하고 있다.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과 적극적인 행정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지역의 문화행정분야나 관할 문화기관의 경우 전문가 양성에 대한 의지가 없는데다 담당공무원 역시 일정기간후떠날 생각만 해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21세기 문화경쟁의 시대를 앞두고 문화행정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대영박물관이나 스미소니언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받되 운영주체는 거의 민간인들로 구성, 모든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듯 대구.경북지역 문화예술기관의 책임자나 운영이사회 등에 민간인 전문가들의 참여폭을 넓히는 개방적인 자세도 대안으로 고려해볼만 하다.
이와함께 지역문화예술을 원활하게 운용할 예산지원이 너무 미약,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경북의 연간 전체예산중 문화예술부문 예산이 고작 1%선에도 못미치는 현실은지역문화예술의 허약한 구조를 여실히 드러낸다. IMF한파로 자칫 고사직전에 있는 문화예술을 회생시키기 위해선 예산증액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2002년 완공예정인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경우 향토 공연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있는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된다. 선진적인 극장운영 및 기획시스템, 오페라발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운용이 모색돼야할 것이다.
대구시립미술관 건립의 경우 광주.부산.대전 등 타 직할시에 비해 후발주자임에도 아직껏 미술관의 평수논쟁만 하고 있을뿐 성격이나 운영방향을 가늠할 컨셉(개념)은 제대로 조율조차안된 상태이다. 대구에서 시작하되 세계를 지향하는,백년대계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문화예술계의 여론이다.
경주문화엑스포도 부차적인 행사들이 지나치게 잡다해 전체 주제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외형적인 규모보다 참신하고 차별화된, 알맹이 있는 문화의 향연을 선보이려는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지역문화계는 7월1일 민선2기의 출범을 앞두고 무엇보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문화창달의지를 기대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