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싸움이라는 내우와 정계개편이라는 외환에 직면하고 있는 한나라당내에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원외중진들의 7·21재·보선 출마여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당의 얼굴들이 몸을 던져 위기에 처한 당의 활로를 개척하자는 이야기다. 이런 주장은 6·4지방선거 이전부터 제기됐으나 선거결과가 수도권 전멸로 나타나자 더욱 설득력있게 확산되고 있다.
이한동(李漢東)부총재는 10일 총재단회의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당의 중진들이 대거 전면에나서 7·21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조순(趙淳)총재,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이기택(李基澤)부총재의 출마를 종용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이부영(李富榮)의원과 서훈(徐勳)의원 등은 "당지도부가 필사즉생의 각오로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했다.
때문에 이들 가운데 불출마 의사를 갖고 있는 인사들로서는 마땅한 회피논리를 찾기 위해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칫 정치생명마저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 가중되는압력에도 불구하고 확답을 않고 있다.
재·보선출마의 권유 내지 압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인물은 조순(趙淳)총재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다. 이 가운데 조총재는 거의 강릉을구 재선거에 출마방침을 정한 상태다. 6·4지방선거에서 강원도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이같은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작용한 때문으로보인다.
반면 이명예총재의 경우는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당의 간판이자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당이 어려울 때는 나서지 않는다"는 등의 밀려드는 압력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경북지역의 한 의원은 "자신은 몸을 사리면서 남더러 몸을 던져 도와달라고 하면 누가 도와주겠느냐"며 "정치생명을 건 도박을 해야지 당권을 잡든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종로출마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명예총재측의 반응은 일단 회의적이다. "그럴듯한 논리로 호남세가 강한 이 곳에출마시켜 명예총재를 제거하려는 음모"라는 의심어린 눈치다.
당내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예총재는 "생각이 없다"는 말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李東寬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
李대통령 "위안부 합의 뒤집으면 안 돼…일본 매우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