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성생활 가능할까?

입력 1998-06-11 14:01:00

'장기간의 우주여행에서 성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오랫동안 논의돼왔지만 뚜렷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우주의 성생활'이 또다시 도마에올랐다. 미항공우주국(NASA)가 2000년대에 계획중인 화성탐사와 새로운 우주정거장 건설에 관한 준비가 올해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화성탐사를 위한 우주여행은 화성까지 가는데 약6개월이 걸리고 화성에서 5백일 정도, 다시지구로 돌아오는데 6개월 등 2년반에 가까운 기간이 걸릴 전망. 따라서 4~6명이 한팀이 될우주인의 성비(性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섹스를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해진 것이다.

많은 소문과 낭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주에서 성행위를 했다는 사례는 알려지지 않고있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우주에 있기 시작한 것은 지난82년 러시아의 살루트 7호 우주인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스베트라나 사비츠카야라는 여성이 탑승하면서부터. 하지만 그녀는 밤에는 칸막이를 쳤다.

지난92년 미국의 마크 리와 잔 데이비스 부부는 8일동안 우주왕복선에 함께 탔지만 의도적으로 다른 일정이 주어졌다. 한사람이 일하는 동안 한사람은 잠자리에 들게 한 것이다. 러시아의 발레리 류민과 옐레나 콘다코바 부부도 지난95년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각각 6개월을보냈지만 함께 있지는 못했다.

화성탐사문제때문에 성생활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긴 했지만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이라는제한된 공간에서 사랑을 즐긴다는 것은 사실 이상에 가깝다. 이번 여행에서는 물을 아끼기위해 일주일에 한번씩만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 게다가 숙소는 두명이 겨우 들어갈수 있을 정도로 비좁다. 가장 큰 문제는 누군가 아프거나 임신을 한다해도 9백일가까운 일정을 채우지 못하면 지구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미르 우주정거장에 다녀온 마이클 포앨은 "아내와 함께 화성에 가고 싶다"며 "아내도 NASA의 훈련과정과 충분한 경험을 거쳤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두들 금욕이 쉽다고 하지만 3년가까이 여자없이 지내다보면 더욱 심각한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SA의 심리학자 앨 홀랜드 박사도 "심리학적 관점에서 남녀를 함께 태우고 서로가 친밀한 관계를 설정하거나 애정관계에 빠지도록 하는 편이훨씬 낫다"고 충고했다.

반면 지난95년 처음으로 미르에 오른 미국인 놈 타가드는 "부부동반 우주여행은 휴가여행과같은 임무가 주어질 때에나 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미르에서 1년반을 보낸 무사 마나로프는 "남녀를 섞는 것은 불발탄을 손에 쥐고 있는 꼴"이라며 "3년만 여자없이 참으면 돌아와서 모든 여성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또 "우주에서는 광고도 TV도 없고 오로지 임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금욕생활을 하기가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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