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병사들이 기업에 위문편지

입력 1998-06-11 14:34:00

"제대가 얼마남지 않아서인지 저 자신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혹시 필요로 하신다면무적 해병대의 정신을 빌려 드릴 수도 있습니다…불굴의 투지로 맞서면 IMF도 결코 강적은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일 오후 포항공단 강원산업 박병준사장은 봉투 겉면에 '대한민국 해병대 병장 김선광'이라고 발신인을 적은 위문편지 한통을 받았다. 크게 감동받을 내용도, 특별한 사연이 담긴 것도 아니었지만 편지를 읽은 박사장은 사무실을 나와 생산현장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다시뛰자'며 직원들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최근 이 회사에서 해병대 병사들의 편지를 받은 임직원은 모두 1백여명. 병사들의 편지는포항공단 다른 업체에도 날아들어 모두 1천통을 넘었다.

해병대 1사단은 최근 경기한파에 시달리는 기업가와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1차로 입대이전 다니던 회사직원들에게, 2차로는 지역기업체 종사자들에게 위문편지 쓰기를 하고 있다.이 부대 홍영소 정훈참모는 "산업전사들이 IMF상황을 극복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지만 우리들이 할수 있는 방법은 이것(편지쓰기)밖에 없다"며 "다소나마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남호상병에게서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는 철강공단 근로자 김정호씨(42)는 "뜻밖의 호의에고마움을 느낀다"며 "시간을 내 면회라도 한번 가야겠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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