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오락프로 억지웃음 자아내기

입력 1998-06-10 14:06:00

누드, 술, 희롱, 동성연애, 속치마.... 최근 오락프로 방송이 가벼움을 넘어 억지웃음과 꼴불견을 자아내고 있다. 시청률만 의식한나머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흥미위주로, 선정성만 부각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데만 급급하다.

'주병진 데이트라인'(SBS 토.일 밤10시50분) '일요일 일요일밤에'(MBC 일 오후6시50분) '서세원쇼'(KBS2 월 밤11시) '김국진.김용만의 21세기위원회'(MBC 월 밤11시) 등이 대표적.지난달 23,24일 첫 방송에서 '10대 가정파괴범' '비아그라' '동성연애' 등 흥미거리 위주의소재로 출발했던 '주병진 데이트라인'은 지난 6일과 7일에도 '누드모델' '걸인' 등을 소재로삼았다. 누드모델이 사회적으로 정당한 직업으로 정착한다는 취지였지만, 누드모델의 포즈와누드사진 등에 초점을 맞춰 눈길끌기에 바빴다. 진행자가 서울대역과 압구정역에서 걸인행세를 하면서 받은 돈액수를 비교하는 등 장면도 IMF시대 걸인을 희화화하는 것외에 별다른의미를 갖지 못했다.

지난 7일 '일요일 일요일밤에-이경규가 간다'는 진행자가 외국에서 한심한 장난과 추태로꼴불견을 선보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약속도 없이 프랑스 현지의 멕시코팀을 찾아가 카메라를 마구 들이대며 억지웃음을 구걸하고, 갑작스레 상점에 들어가 여자들을 희롱하기도 했다. 또 월드컵 테마파크에서 진열된 음식을 몰래 집어먹다 들켜 내뱉는 등 장난끼로 일관했다.

토크쇼인 '김국진.김용만의 21세기위원회'와 '서세원쇼'도 KBS와 MBC가 상호 시청률경쟁에만 매달려 흥미위주의 소재와 반말투의 진행 등 가벼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일 '김국진.김용만의 21세기위원회'는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술취했을때의 추태장면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서세원쇼'의 경우 출연자가 "사극촬영때는 한복 속치마에뚫어놓은 구멍을 맞추기 힘들어 화장실갈때 불편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도록 하는등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 웃음을 만들기 위한 연출이 역력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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