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동아시아지도 불서 발견

입력 1998-06-10 14:28:00

비단에 채색필사-국보급…학술적 가치

조선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국내에서 처음 제작된 국보급 동아시아지도가 프랑스 국립도서관 중국자료실에 보관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대 한영우교수(국사학)는 9일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한국본 여지도'로 명명된 이 지도는 시기적으로 현재 남아있는 국내 동아시아지도 가운데 1573년 제작된 화동고지도(華東古地圖)와 1747년 제작된 천하여지도(天下輿地圖)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교수는 "이 지도는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에 있던 외규장각 도서 3백여권과 함께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가로 1백90㎝, 세로 1백80㎝ 크기의 비단에 조선, 명, 일본 등 17세기동아시아 전체를 붓으로 채색 필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도에는 특히 명나라의 13성 1천1백7현과 조선의 8도 3백60여개 군·현 등 동아시아 각국의 행정구역도 세밀히 정리돼 있다.

또 진황색, 홍색 등 5가지 색을 이용, 조선의 8도와 명나라 13성을 구분해 칠하고 산맥과 파도를 회화적 수법으로 처리하는 등 역사적, 예술적 가치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한교수는 "지도 하단에 씌여진 발문에는 '임란과 호란으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동아시아지도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인 왕반이 제작한 목판본 여지도를 바탕으로 당시 지도제작 관행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을 덧붙이고 중국 부분을 대폭 수정, 제작한 것'이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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