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인터넷 황금알 낳는다"

입력 1998-06-04 14:00:00

'안방에서 미국 가수 마이클 잭슨이 새로 낸 CD를 살수는 없을까. 아니면 프랑스 보르도산포도주를 농민들로부터 직접 구입할수는 없을까. 그것도 관세없는 현지 가격으로'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인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시장도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전문조사업체인 미국 'E마케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74억달러 수준이던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이 올해는 2.8배 늘어난 2백4억달러로, 2002년에는 무려 40배인 2천9백40억달러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규모에 대한 예상은 조사기관마다 크게 달라 심지어 어떤조사기관에서는 2000년 시장규모가 최대 8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LG경제연구원은 지난96년 14억원 규모로 시작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올해 94억원에 그치겠지만 2000년쯤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돼 2002년에는 2천1백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들어 인터넷 쇼핑몰 개설이 국내에서도 붐을 이루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유명백화점이 사이버 공간에 쇼핑몰을 구축하는가 하면 케이블TV 홈쇼핑 전문업체, 온라인서비스업체 등 주체도 다양하다. 또 취급품목도 컴퓨터와 전자제품은 물론 화장품, 유아용품, 생활용품 등 수천가지다.

업체들의 기대감은 소비자의 만족과 정부지원 등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소비자들은 종전 통신판매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래픽, 동영상 등이 가미된 입체적인 쇼핑공간에서 시간을절약하면서 다양한 물건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정부도 전자상거래 활성화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감면 등의 적극지원과 법제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움직임은 관심 차원을 넘어 무역전쟁을 방불케 한다. 컴퓨터와 영상소프트웨어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일본은 이 분야의 상거래 무관세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하나의새로운 무역라운드 '인터넷 라운드'는 이미 세계 공통의 문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기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연결에서 제조업체와 전자상거래를담당하는 네트워크 사업자, 소비자에게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혁명이 제조능력을변화시켰다면 인터넷은 유통업의 몰락과 새로운 중간매개 조직을 창출한다는 것이다.물론 의구심을 갖는 이도 적지 않다.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오는2000년 2억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과 관계없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범세계적인 전자거래의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표준화 작업이 가장 큰 현안. 세계 어디서든 같은 방식, 안전한 전자결제를 도입시키지 못한다면 시장성장도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국내의 경우 아직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고 고민하지 않으면 구매에 대한 확신을 내리지 못하는 경향이 큰 걸림돌. 또 IMF 체제 아래서 수년뒤를 내다보고 투자하기엔 기업들이 처한현실이 너무나 급박하다는 것도 국내시장의 활황을 주춤거리게 만드는 부분이다.하지만 머지않아 전자상거래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식이 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편리함이나 실용성은 소비자들이 떨치기 어려운 유혹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기업활동에서는 전자거래를 비롯한 전자문서교환(EDI), 광속거래(CALS) 등이제한적인 보조수단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핵심수단으로 벌써 자리잡아가는 상황이다.개인이든 기업이든 인터넷을 통한 거래를 고려하지 않고는 효율을 따지기 힘든 세상이 목전에 닥친 것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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