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보성 2차 아파트-병든 실직자 돕는 이웃사촌

입력 1998-06-03 00:00:00

각박한 IMF시대에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아파트 주민들이 병마에 시달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실직자 돕기에 모두 나선 것.주인공은 대구시 동구 지묘동 팔공보성2차 아파트 주민들. 백혈병으로 힘겨운 투병을 하고있는 이 아파트에 사는 신석주씨(35·가명) 돕기에 나섰다.

아들(8·초등학교2년)과 아내(35)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신씨에게 실직과 병마라는불행이 동시에 닥친 것은 IMF한파가 막 시작된 지난해 12월.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는바람에 퇴직금조차 받지못하고 실직한 신씨에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급성임파구성 백혈병'이란 희귀병이 찾아 온 것이다.

예금통장을 깨고 친지의 도움을 받아 입원비를 마련한 신씨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결국 지난달 12일 퇴원, 대구의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한달에 1천여만원씩 들어가는 치료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고 생계조차 어려워졌기 때문.

신씨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주민자치회장 정하광씨(40) 주도로 신씨 돕기운동을 시작했다. 신씨가 사는 207동 주민들은 동기금 30만원을 치료비로 내 놓았다. 아파트주민들은 물론 공산2동사무소 직원과 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적극 참여, 3일만에 3백여만원이 모였다. 주민들은 치료비 모금외에 오는 11일 아파트관리사무소앞에서 신씨에게신선한 피를 나눠주기 위한 헌혈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고통받는 이웃을 도와야지요. 신씨가 병마를 이길수 있도록 힘껏 돕겠습니다" 자치회장 정씨는 항암치료에 지친 신씨의 손을 꼭잡았다. 연락처 공산2동사무소(대구981-2306) 또는 팔공보성2차관리사무소(대구 985-3129).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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