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인신공격 자제 비교적 조용

입력 1998-06-02 15:00:00

…대구상고와 영남대 선후배, 또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해 경북도백에 이르기까지의 닮은 꼴 공직생활, 따라서 '일란성 쌍생아'라고도 불리는 한나라당 이의근후보(59)와 자민련이판석후보(64). 그래서인지 2시간여의 본사 초청 후보합동토론회 곳곳에서 창과 방패처럼불꽃을 튀기는 파열음에도 불구, 끝내 서로의 치명적 상처를 의도하지는 않는 '절제'가 눈길을 끌었다.

반론과 재반론이 이어졌지만 차분함이 주조를 이뤄 비교적 점잖았다는 게 중평. …15분 정도 지각한 이판석후보 탓에 순연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의 1라운드는 실업대책에서 시작. 이의근후보가 "공공사업의 조기발주"를 대안의 하나로 제시하자 이판석후보가 "공공사업의 경우, 국고로 1백% 보조하는 사업은 없으며 도와 시군이 일부를 부담해 하는 사업이 대부분인데 지금도 세수가 7백억~8백억원 결손되는 마당에 조기발주가 가능하겠느냐"고 따지면서부터. 이에 이의근후보가 "IMF시대인 만큼 예산절감 차원에서 20~30%의 집행을 유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자체를 유보한 것은 아니며 상반기 사업중 70~80%를 이미발주시켰다"며 오히려 이판석후보가 대안으로 제시한 치수사업을 통한 실업해결 방안의 재원조달안에 의문을 표명. 이판석후보는 이같은 공격에 한강개발의 예를 들어 모래, 자갈 등의 현지조달이 가능한 점 등 재원은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고 반박.

…제2라운드는 경주 엑스포문제. 이판석후보의 "손실이 클 것"이란 지적에 이의근후보가 "문화행사는 기본적으로 장사가 아닌 투자인데다 국내 학생들과 고환율로 인한 해외여행 자제 및 외국관광객 증가 등의 가능성으로 반드시 손해가 나는 것만은 아니다"고 응수. 이판석지사는 이에 "좀 배워야겠다"며 "학생들 입장료가 얼마냐"고 물은뒤 1만3천원가량될 것이란 답변이 돌아오자 "서울있는 학생이 경주에 와 그 정도의 입장료를 내고 숙박료까지 물어야하는데 현실성이 있느냐"고 거듭 반박.

…이판석후보가 각종 유세나 토론 등에서 인용하는 수치를 두고는 이의근후보가 별러왔다는 듯 공세를 펴자 서로 반박과 재반박이 20여분 펼쳐지는 3라운드가 개막. 이의근후보는 "경북도 장애인 복지예산이 지난해 25%가 줄었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26% 늘어난 것"이라고 이판석후보를 공격. 반면 이판석후보는 "이후보가 지시한것은 아니겠지만 도(道)로부터자료를 얻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고 대응한 뒤 자신은 '97년 사회복지예산'과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적시한 것일 뿐이라고 응수. 그러자 이의근후보는 "자료를 입수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오히려 저보다 더 많은 자료를 갖고 있는것 같더라"고 냉소를 보낸뒤 "특히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한 가구당 소득 꼴찌는 그 통계의 한계를 스스로 잘 알고 있으면서도 되풀이하는 정치공세일뿐"이라고 재반박.

…4라운드는 역시 도청이전문제. 이의근후보의 "지난 3년간 도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한만큼 재임기간중 반드시 이뤄 낼 것"이라는 주장에 이판석후보가 "지난 선거에서 도청이전을 약속한 만큼 임기중 달성치 못했으면 응당 사과해야 하며 또 다시 4년이 주어진다고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공박. 그러자 이의근후보는 "그렇다면 반문하겠다. 이판석후보는 당선되면 4년내 도청이전을 하겠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 그러면 각서를 쓰든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다소 흥분.

…마지막 라운드는 이의근후보와 김영삼전대통령 및 현철씨와의 관계를 둔 질의. 이판석후보는 이를 유세 등에서 집중 거론하는 것과 관련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알 것은 알고 넘어가자는 차원"이라며 능청. 반면 이의근후보는 "김전대통령당시 청와대행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한 것은 행정가로서 발탁돼 근무한 것일뿐 그전까지는 김전대통령은 물론 현철씨와도 전혀 일면식이 없었다"면서 "그같은 정치공세는 이후보의 양심에 관한문제"라고 역공.

〈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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