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추가 핵실험 준비

입력 1998-05-29 14:47:00

미국 첩보 위성들은 파키스탄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중이라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CNN방송이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28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들 관리는 첩보위성들이 보내온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핵기폭장치가 수직갱도 아래로 하강했으며 현재 콘크리트로 밀봉돼 있는 것으로 봐서 파키스탄측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중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우리는 제2의 실험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조짐들이 있다"고 말하고 "파키스탄측은 앞으로 이틀안에 핵실험을 할 수있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키스탄이 28일 인도에 맞서 대항 핵실험을 실시한데 대해 미국 등이 즉각 강경제재발동을 천명한 가운데 파키스탄은 외화유출을 차단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외압에 버티기 위한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대해 분노와 개탄을 표명하면서 보름전 인도에취한 것에 상응하는 제재조치를 발동하겠다고 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핵실험 직전 나와즈 샤리프 총리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마지막 저지를 시도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파키스탄이 자제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자국안보 강화의 기회를 상실했다면서 제재발동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대한 유감표시로 클린턴 대통령이 연내에 잡아놨던두나라 방문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브뤼셀을 방문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파키스탄이 핵경쟁에 뛰어든 것은 심각한 잘못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미국의 제재조치에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나토와 러시아도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통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후속실험및 핵탄두나 탄도미사일의 배치를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호주, 일본, 스웨덴 등도 즉각 군사물자의 수출중지 및 경제금수 등 제재조치를 발표하거나 곧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다만 프랑스는 핵실험 규탄에는 동참하면서도 제재동참 요구에는 냉담한 반응을 내보였다.

미국과 서방이 파키스탄에 대한 제재에 들어갈 경우 원조중단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금융지원 동결 등으로 인해 파키스탄이 입게될 경제적 손실은 수십억달러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이에대해 회교권으로서는 처음으로 핵보유국이 됐다는 국민적 열광속에 핵확산금지 노력 동참 천명과 비상사태 선언, 제재에 대비한 국민들의 인내 촉구, 외화유출 저지책마련 등 즉각적이고도 조직적인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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