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후보 24시-이판석

입력 1998-05-28 15:09:00

"하나 둘…하나 둘…"6일 새벽 5시 30분 경산시 정평동 한솔아파트 101동 1608호. 이판석(李判石) 자민련 경북지사 후보는 가벼운 맨손체조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필후특별보좌역, 배기재비서가 들이닥쳐 일정표를 코앞에 내민다. 지금부터 숨가쁜 일정이기다리고 있다. 대구→안동→의성→상주→경주→대구로 돌아오는 장장 6백km의 강행군이다.평소 말이 없고 과묵한 그이지만 오늘은 보좌진들에게 한마디 했다. "각자가 후보가 됐다는마음으로 열심히 해봅시다"

늘 그러했듯, 첫 행선지는 아파트 근처 뒷산에 오르는 것으로 잡았다. 어제의 피로가 훌훌날아가는 것 같다. 등산객들도 이후보의 얼굴을 알아보고 여기 저기서 인사를 건넨다. "요즘힘드시죠","잘 부탁합니다" 날이 갈수록 자신에게 친근감을 나타내는 주민들이 늘어가는 것을 느낀다.

오전 7시 30분 아파트앞에 기다리고 있는 유세차 밴에 올랐다. 뒷자리에 몸을 파묻고 연설회에서 할 얘기를 생각했고, 친지들에게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도움을 부탁했다. 토막 잠도빠뜨릴 수 없는 일과이다.

안동. 전날부터 전세버스로 이곳에 와 있던 청년단, 승합차를 타고 온 박철언(朴哲彦) 자민련 부총재와 합류했다. 송현동에 있는 성좌의원을 찾아 원생들에게 "이의근 후보는 복지예산을 25% 줄였지만 도지사가 되면 더 나은 의료혜택과 지원을 꼭 하겠다"고 즉석 연설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후 3시 영천 수덕예식장앞 정당연설회장으로 향했다. 의성 마늘전에서 주민들의 환대에지체하는 바람에 무려 1시간가까이 늦었다. 이만 저만 미안한 게 아니다. 5백여명의 청중에게도 그렇지만, 빈 시간을 칠순의 박준규 최고고문이 특유의 푸짐한 화술로 메웠다고 하니무엇으로 갚아야 할지….

한낮의 햇살에 눈이 부신다. 모자를 쓰고 연단에 올랐다.

"이의근 후보는 재임한 지난 3년간 무엇을 했습니까.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우유부단'그자체 였습니다"그리 달변은 아니었지만 소신껏 연설을 했다.오후 4시 50분. 경주로 출발할 시간이 또 다시 1시간이나 늦었다. 기다릴 사람들이 떠올랐다. YTN기자가 즉석 인터뷰 요청을 해왔다. 급해도 언론은 뿌리칠 수 없으니…. 바쁘게 빗질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카메라앞에 섰다.

오후 8시 참모회의를 주재했다. 박태준총재가 내일 유세에 동참하니 더욱 신경이 쓰였다. 벌써 밤11시 30분. 시간을 아무리 쪼개고 쪼개도 부족하다. 집에 돌아와 몇군데 전화를 걸고나니 벌써 새벽 1시. 자리에 누웠다. 몸이 천근 만근이다. "며칠내에 추월이 가능하다"는 참모들의 목소리가 귀에 맴돈다.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좋겠지"라며 생각하고 잠을 청했다.〈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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