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예외없이 돈 가뭄

입력 1998-05-27 00:00:00

IMF가 '선거특수'란 용어마저 몰아낸 채 가난한 선거를 유도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돈가뭄에 허덕인다. 게다가 설령 여유있는 선거자금이 마련됐다 하더라도 선관위가 더욱 엄격해진 선거비용 회계처리 지침하에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풀기도 쉽지 않다는 푸념들이다.또 구여권(한나라당)이 힘을 발휘하고 있고 신여권(국민회의,자민련)이 아직은 위축된 양상의 지역 정치권 특성상 피아(彼我)구분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자금 방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권선거 시비만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일단 현상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만 본다면 자민련의 자금사정이 그나마 낳아 보인다. 자민련은 최근 대구시장과 경북지사후보들에게 6~7억원 정도의 자금을 법정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자금조차 선거비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용도외 사용'이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돈가뭄 해소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회계실무자들의 토로. 사실 한후보측이 법정 선거비용으로 지출하거나 지출 예정중인 경비를 뽑아보면 터무니 없는 얘기도 아니다. 6억6천9백만원이 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인 대구시장 후보의 경우 △선거사무실 유지비용-5천만원 △벽보, 공보, 책자형인쇄물 등 홍보물제작비-1억원 △유세차량(기사포함)-1억원 △현수막, 어깨띠-1천만원 △선거사무원(2백1명)수당-1억6백만원 △방송 및 신문광고비-1억7천만원 등 기본경비만도 5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그나마 선거사무원 수당이라도 제때 줄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

하지만 선거운동 지역이 광활한 경북지사 선거의 자민련 후보인 이판석(李判石)캠프는 이미지출한 비용에 비해 중앙당 지원이 미약하자 TV와 신문광고 등을 아예 않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

구여권인 한나라당은 후보들마다 후보등록비만 한차례 교부한 후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없다며 발만 구르고 있다. 다만 현역단체장인 후보들이 상당수인데다 한나라당 인기가 이지역에서는 괜찮은 편이어서 후보역량껏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겨우 꾸려가고 있다고토로하고 있다.

집권여당으로 광역단체장 후보없이 기초단체장 4명과 광역의원 후보 8명을 내세운 국민회의는 여전히 야당시절의 어렵던 자금사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아직 후보자들에게 등록비조차 주지 못했다는 것. 다만 대구시지부에서는 각 후보들 선거사무원 수당과 유세차량 장만 등에서 조금씩 지원해 주는 형편·'꼬마 야당'국민신당의 유성환(兪成煥)대구시장후보도 중앙당으로부터 등록금 5천만원을 지원받은 것외의 추가지원은기대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구당을 통해 수배한 티코 14대를 개조, 유세차량으로 만들 당시 5백만원의 개조비만들었을 뿐이라며 아예'IMF형 선거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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