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대구시장 후보 중반판세 분석.전략

입력 1998-05-25 15:00:00

6.4지방선거는 이제 투표일을 10여일 남짓 남기고 있다. 선거전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각후보들간의 공방전은 갈수록 치열해지지만 이와 함께 판세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여야 각 후보진영은 중반판세의 자체 분석결과에 따라 종전에 세웠던 선거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공략계획을 세우기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등 고지 선점을 위한 집념을 불태우고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선거에 나선 여야 각후보들의 중반 판세를 분석하고 향후 선거전략을살펴본다.〈편집자주〉

--문희갑

문희갑(文熹甲)후보측은 초반의 우세한 분위기가 중반전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등 선거 중반전략을 마련하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

선거전부터 여론조사를 통한 지지도 추이를 점검해온 문후보측은 초반부터 상대후보를 자극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포지티브(Positive)' 선거전략이 효과를 보면서 50%대의 높은 지지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후보측은 특히 선거전이후 이뤄진 방송토론회 등에서 상대후보들의 약점과 문제점들이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문후보의 지지도가 상승, 타 후보와의 거리를 더욱 넓혔다고 주장하고있다.

자민련 이의익(李義翊)후보와 국민회의 유성환(兪成煥)후보가 문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거나 비방성 발언들을 함으로써 맞대응보다는 차분하게 설득조로 나온 문후보가 오히려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문후보측은 중반판세의 자체 분석결과, 이같은 우세한 분위기를 종반전까지 몰고 가기위해30~40%대의 부동층 흡수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한나라당의 공조직을 가동, '문희갑-강재섭'시스템을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거의 매일 한차례씩 정당연설회를 열어 온 자민련 이후보와는 달리 선거전이후 아직까지 한번도 정당연설회를 갖지 않았던 문후보측은 중반의 우세분위기 굳히기와 부동표 흡수를 위해 26일부터 모두 여덟차례 정당연설회를 열 계획이다.

지금까지 자민련의 '녹색바람'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했다고 판단한 '문-강'체제는 한나라당정당연설회와 같은 당소속의 기초단체장 후보 및 광역의원 후보들과의 '팩키지(Package)'운동으로 '한나라당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다른 당후보들의 문제점들과 토론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는 '네거티브(Negative)'전략도 적절히 구사, 문후보의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중반전 선거전략을 바탕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 온 서구와 달서구 및 달성군등 서부지역의 높은 지지도를 다른 지역으로 까지 확산시키면 중반전이후의 돌발적인 변수만 없으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문후보측은 판단하고 있다. 〈鄭仁烈기자〉--이의익

이의익(李義翊)후보측은 25일 현재 문희갑(文熹甲)후보가 아직도 다소간 앞서 달리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문후보의 현재 지지도는 인지도에 훨씬 못미치면서 추락 일로로치닫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굳이 전황(戰況)을 수치상으로 표시한다면 문후보와 이후보가 5대(對)3의 표 분점을 보이고있다는 것. 하지만 당초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진단이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5차례의 TV, 라디오 토론회가 열렸지만 일단 이곳에서 기대만큼 선전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자체분석이다. 이에 따라 종반으로 접어드는 29일부터 재개될 2차토론회에서는 훨씬 강도높은'문후보 포격'을 준비중이다.

이후보측은 지역적으로는 여론주도층이 많이 거주하는 수성구 및 남구와 한때 자신의 지역구이던 북구를 '우세지역'으로 분류, 중반이후 대구전역으로 '이후보 붐'을 일으킬 진원지로꼽고 있다. 또 서구를 지역구로 하는 선대위본부장 김상연(서을), 최백영(서갑)대구시의회의장출신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문후보측의 아성이라는 이곳에서도 '백중세'로 따라붙었다는자평. 계층적으로는 대구경제 회생을 바라는 기업인과 화이트 칼러층에서 약진하고 있으며문후보의 버스노선조정 혼선 등 즉흥적, 독선적 시정 운영과 문후보의 청구비리 의혹 등으로 서민층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장바구니물가에 민감한 여성, 주부층도 문후보로부터 급격히 이탈하고 있다는 것.

중반 득표전략은 29일까지 토론회가 없음에 따라 다중 밀집지역의 거리유세에 치중하되 번개유세로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들과 접촉하겠다는 것. 특히 이상고온 등의 날씨를 감안, 오후5시부터 집중유세에 나선다. '경제실정당 YS당=한나라당=문후보'라는 기존의 논리를 확산시키되 구체성을 갖춰 폭발력을 배가시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박태준총재가 내려와 갖는 31일 정당연설회에서의 대규모 세과시를 통해 막판 역전의분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裵洪珞기자〉

--유성환

국민신당의 유성환(兪成煥)후보는 후보등록 때만 해도 싸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을깨고 초반전 1주일을 선전했다고 자평한다. 판세도 자연히 1강1중1약의 구도에서 출발, 1강2중의 구도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후보는 명분과 신의를 중시하며 살아온 40년 정치역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폭이 넓어진것으로 평가한다. 극소수의 기득권세력들에 의해 왜곡됐던 이미지가 이번 선거를 통해 교정된 것이 큰 보탬이 됐다고 한다.

여기에 티코돌풍은 지지율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처음에는'정치 쇼'라는 부담스런지적도 많았지만 차츰 서민층과 젊은층, 변화를 바라는 개혁층이 돌아서고 있고 40% 정도의 부동층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반면 문희갑후보나 이의익후보는 하향내지 상승세 중단이라는 것이 유후보측의 분석이다.수치상으로는 10%대 진입을 눈앞에 둘 정도의 상승세라는 것. 문후보는 40%대이하로 하락했고 이후보도 10%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유후보측 주장이다.

아직 3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상승속도로 볼때 종반전에 접어들 경우 접전 내지 추월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유후보는 이번주 부터는 인간적 풍모와 소신과 의리, 티코로 대표되는 서민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두 후보가 기득권세력을 대표한다면 자신은 서민과 없는사람을 대표하는 진정한 시민의 지팡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또 행정기술자가 아닌 결단력과 철학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과같은 난세에는 시키는 일만 해 온 관료출신보다는 처칠처럼 철학을 갖춘 정치인이 적격이라는 점을 역설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남은 신문.방송토론회에서도 차별화된 정책과 비전 시장으로서의 자질을 부각시키고 지조.의리.인간미 등의 덕목도 함께 과시해보일 계획이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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