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열전 현장 이모저모

입력 1998-05-22 15:26:00

*기초단체장.지방의원

--청중없이 외롭게 연설

○...예천군수에 출마한 3명의 후보가 유세차량을 이용해 부지런히 12개 읍면을 돌며 개인연설회를 갖고 있으나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어 맥빠진 분위기.

21일 오전 한 후보의 군청 앞 유세장에서는 청중이 전혀 없어 후보 혼자 외롭게 연설하기도.

농민들은 "지난 선거 때만 해도 연설회장에 나가면 음식대접을 받았는데 이번 선거에는 음료수 한 잔도 없다"며 "재미는 없지만 깨끗해서 좋다"고 한마디.

--"학원장 본업 충실하겠다"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려 했던 김천시 김성대 성지학원장(52)이 후보등록을 포기하고 준비해 뒀던 자금 3백만원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성내동 사무소에 기탁해 화제.김씨는 오랫동안 선거 준비를 해왔으나 가족들이 적극 말리자 "본업에 충실하겠다"며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것.

--"유권자 적은 곳 경쟁 더 치열"

○...상주시 남원동과 화남면 기초의원 선거구가 묘한 대조를 보여 눈길.

유권자가 1만5천여명인 남원동은 공무원 등 중산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나 후보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그러나 유권자가 1천2백여명인 화남면에서는 후보가 2명이나 출마, '5백표 얻기' 경쟁이 치열한 것.

--"국회의원들이 한술 더 떠"

○...이번 지방선거를 2년후 차기 총선 교두보로 보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은 시장.군수, 광역.기초 할 것 없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장마다 찾아 다니며 선전을 당부.안동지역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동안 국회의원은 물론 의원 부인까지 나서 지방선거 후보와 인파가 몰린 곳을 찾아 얼굴내밀기에 열을 올려 선거관계자들은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고 한마디씩.

--소속당 후보대신 무소속 지원

○...안원효(한나라당) 안동시장후보는 22일 이른 아침부터 일직장터에 마련된 개인연설회장에서 "시장을 바꿔야 안동이 산다"는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

수행 측근들은 안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후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을지구당 권정달의원측의 비협조로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은근히 불만.

또 한 측근은 "소속당 후보에게는 무관심 하면서 무소속 후보에게는 사람까지 보내 선거운동을 돕는 이상한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권의원측을 원망.

--꽃집.약국 매출 5~6배로

...선거전이 시작된 뒤 꽃집과 약국을 찾는 사람이 늘자 모처럼의 '특수'에 즐거운 비명.영주시와 봉화군 경우 후보 90여명 대부분이 선거사무실을 열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값싼꽃과 드링크류를 사들고 가는 바람에 매출이 늘고 있는 것.

영주시 신라약국 관계자는 "값이 싸서인지 드링크류 판매가 평소의 5~6배로 늘었다"며 "선거를 여러번 치렀지만 이번처럼 많이 팔리기는 처음"이라고 전언.

이석수씨 박기환후보 지원

...한나라당 포항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이석수 전 경북도 부지사가 22일 기자회견을갖고 사실상 자민련 박기환후보 지지를 선언.

이씨는 지난달말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앞서 정장식 후보와 "대의원 결정에 승복해 경선 승리자를 돕는다"고 합의했으나 이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당후보가 포항시장이 돼야한다"며 박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

이에대해 박후보는 "날개를 얻은 격"이라고 환영한 반면, 정후보는 "이씨의 변심이 박후보측에 되레 불리할 것"이라며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

--찜통더위...유세 중단

...구미 지역 각 후보자들은 21일 낮 기온이 32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보이자 팥죽같은땀을 흘리며 더위에 지쳐 약속이나 한듯 선거운동을 일시 정지.

그러나 낮 시간대에 자취를 감췄던 선거운동 차량들은 오후 6시쯤 더위가 수그러들자 로고송을 틀며 거리로 나서는 등 일제히 야간 선거운동에 돌입.

--영덕군 두후보 비방전

...영덕군수 후보인 한나라당 김우연 현군수와 김수광 전 도의원은 21일 저녁 영해 시가지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가진 야간 유세를 통해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어 내 강도 높은 비난을퍼붓는 등 치열한 공방을 전개.

김우연 후보는 "김 전의원이 정책이나 비전 제시 보다 나에 대한 모략적 발언으로 일관하는것은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선심관광 의혹을 사고 월급 못주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군수가 될 수 있느냐"고 맹공.

이에대해 김 전의원은 "동네마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용 토목공사가 한창"이라고 비난한 뒤"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을 선거판에 끌어 들이고 각종 개발사업을 한답시고 주민을 고소.고발하는 것이 행정 전문가의 할 일이냐"고 반박.

--코앞에 상대방 사무실

...영주 지역에서는 경쟁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이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곳이 두군데나 돼눈길.

상망.하망2동의 손만식 후보와 정중연 후보 사무실이 폭8m 소방도로를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고, 휴천1동 신현용 후보와 박회영 후보 사무실도 마찬가지.

주위에서는 "상대후보 동태도 살피고 불법 선거운동도 감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만큼 사무실을 상대후보 사무실 바로 앞에 설치한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고 한마디씩.--참신한 선거운동법 고심

...득표전이 본격화 되면서 각 후보들은 상대후보와 차이 나는 참신한 선거운동법 개발에도안간힘을 쏟는 모습.

김진영 영주시장 후보와 박현국 봉화군수 후보는 날씨가 무더운 점을 감안, 논밭에서 일하는 농민을 찾을 때는 플라스틱 병에 넣어 얼린 물을 갖고 간다는 전술을 마련.강은구 영주시장 후보(한나라당)는 자신의 지명도가 시가지 보다는 읍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 득표전 초반에는 농촌 지역을 돌며 지명도를 높이고 후반에 시가지 지역을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마련.

--경산시장후보 공방 가열

...경산시장 선거의 무소속 신의웅후보는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최희욱시장의 예산 부당지출행위와 관련,"시민에 대한 배신행위며 단체장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밝히고 '투서'운운하며 사태발단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

최후보도 이날오후 기자회견을 자청,"정당한 사업비 집행까지 횡령으로 몰아붙인다. 근거없이 5억원을 횡령했다고 다니면서 시민을 자극하는 행위는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5억을 횡령했다면 검찰에 고발해야지 선거전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맞받아치는 등 공방전.

--의외인물 등록 돌출변수

...대구지역 지방선거 후보등록 결과 전혀 의외의 인물이 나선 것도 적지 않아 해당 선거구의 돌출변수로 등장.

대구 중구청장선거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당선돼 중도하차한 강현중전중구청장이 예상을 깨고 무소속으로 출전한 반면 당초 자민련 중구청장후보로 내정됐으나 건강을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던 박흥식전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시의원선거에 나서 눈길.

또 이의상현서구청장의 단독출마가 굳어졌던 서구청장 선거에서는 김현모전시의원이 자민련공천으로 뒤늦게 등록을 마쳐 발목. 김전시의원은 국민회의에서도 낙점한 지역 유일의 여권--"국민회의-자민련 공천파열음"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구본건대변인은 21일 지방선거 후보등록 결과를 두고 국민회의와자민련이 공천파열음을 내고 있다며 양당 틈새 벌리기를 시도.

그는 논평에서"기초단체장4곳(김천,영천,예천,청송),광역의원 12곳 등 모두 16곳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각의 후보를 내고 있다"며"'TK텃밭'운운하던 자민련이 결국 국민회의와의공천조정에 실패,역시 김대중정권의 들러리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목청.**경북지사

--이회창명예 총재 참석

...이의근, 이판석 두 경북지사 후보가 22일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도내 최대 표밭인 포항을찾아서 정당연설회와 가두유세전을 펼쳐 포항이 경북지사 선거열기로 후끈.

한나라당 이의근후보는 이날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죽도시장에서 대규모 정당연설회를 열어 포항공략에 안간 힘.

자민련 이판석후보도 지지않고 포항시내 중심상가를 돌며 거리유세를 펼치는 등 자민련의아성으로 여겨지는 포항 수성에 주력해 포항 표심을 차지하기 위한 양측의 대결이 갈수록치열.

--임기내 도청 이전 공약

...이의근 이판석 두 후보는 "소신껏 도청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경북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눈길.

두 후보는 21일 KBS 방송국에서의 토론회를 통해 "다음 선거 출마를 노린다면 주민들을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도청이전 문제를 소신껏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약속.차기선거 불출마 약속은 이판석후보가 먼저 제기한 데 대해 이의근후보가 맞대응해 이뤄진것. 이판석후보가 먼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단임하겠다고 약속하자 이의근후보도 재선되더라도 또 다시 지사선거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언급.

--병역시비 공방가열

...한나라당 이의근후보는 22일 이판석후보측이 자신의 병역문제와 관련, 무슨 의혹이 있는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며 강력 비난.

이의근후보는 대학 2년때인 59년, 학보병으로 육군에 입대해 1년6개월간 복무한 뒤 상병으로 만기제대했는데도 이판석후보측이 하자가 있는 양 호도하고 있다고 해명.

이의근후보는 또 이판석후보가 중상모략으로 도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납득할만한 해명을 요구.

*대구시장

...6.4지방선거에서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이 허용된후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노총대구지역본부가 한나라당과 문희갑(文熹甲)후보지지를 공식선언해 노동계의 움직임에 관심.한국노총대구지역본부 김경조의장과 산하 15개 산별노조위원장들은 22일 오후 한나라당대구시지부에서 강재섭(姜在涉)선거책위원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를 선언하고 곧이어 문후보 사무소를 방문, 문후보의 승리를 위한 연대를 과시.

한나라당 대구시지부는 이번 6.4대구시의원선거의 비례대표후보로 이상기전국택시노련 대구지부장을 공천해 놓은 상태.

한편 사흘째 거리유세에 나선 문후보는 21일 오후2시30분 대구수성갑지구당에 들러 2백여명의 당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자식들에게 자랑스런 대구를 물려주기 위해 한나라당이 이번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

문후보는 또 "그동안 토론회 등에서 다른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나를 공격하고 나를 욕하는시합처럼 생각됐지만 나는 부잣집의 맏며느리라고 생각하며 일을 해나가겠다"며 맏며느리론을 주장.

...국민신당의 유성환(兪成煥)후보는 22일 시내 주요교차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 4일째 일정에 돌입.

유후보는 이날 오전 IMF극복 새출발 종합정보 대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황제예식장에서 이만섭(李萬燮)총재와 서석재(徐錫宰)최고위원 등 서울의 당지도부가 참석하는1천명 규모의 필승결의대회를 2시간여동안 개최, 조직내 사기진작과 동시에 선전을 다짐.이에 앞서 전날 오후 남구 봉덕시장에서 거리유세를 가진 유후보는 중구청의 허가를 받아유세차량인 티코를'오픈카'로 개조해 적극 활용. 유후보는 이날 "한 줌도 안되는 기득권세력이 영호남 지역민들을 건드려 경제를 망친 문희갑후보를 당선시키려 한다"며 "30년간 우리가 그 장단에 춤추면서 얻은 것도 없는데 이제 더 이상 속아서는 안된다"고 자신의 지지를호소.

이날 유세에서도 일부 시민과 지지자들은 특정 후보에 경도된 듯한 20일 TV토론의 불공정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그런 식이라면 토론회에 나가지 말라"고 흥분하기도.

...이의익자민련대구시장후보는 21일 현재까지 가두유세로 진행시켜온 선거전이 유권자들의무관심속에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대(對)유권자 직접 접촉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선거운동전략을 다소 수정.

이에 따라 이후보는 22일 오후 인파가 몰릴 대구 시민운동장에서의 프로야구 삼성대 한화전에 참석, 표심잡기에 나서는 등 육탄전.

이에 앞서 이후보는 21일 오후 고산 목요시장에서 첫 정당연설회를 개최해 한나라당과 문희갑후보를 집중 비난한뒤 "포장마차를 적당히 허용하고 유흥업 등의 야간 영업시간도 늦춰서민들의 생계를 보호해줘야 한다"며 서민경제대책에 중점을 둬 표밭갈이.

박철언(朴哲彦)선대위원장은 "나라경제를 망친 YS당이 바로 한나라당"이라고 부각시킨뒤 "한나라당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리자"고 호소.

한편 이후보 부인 곽정애씨도 이날 에어로빅센터,주부대학 등 여성유권자들이 많이 몰려 있는 장소를 집중적으로 찾아다니며 한 표를 부탁하는 등 '내조(內助) 유세'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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