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PC통신 장벽파괴

입력 1998-05-21 15:29:00

인터넷과 PC통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PC통신 업체들이 인터넷 접속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본격화하는가 하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은 동호회, 채팅 등 PC통신과 유사한 컨텐츠 개발과 사용자 커뮤니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과 PC통신간의 결합을 일반화한 대표주자는 SK텔레콤의 넷츠고와 LG의 채널아이.이들은 자사의 서비스가 PC통신과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기존PC통신 가입자를 상당부분 잠식했다. 넷츠고의 경우 지난해 10월 서비스에 들어간지 7개월만에 가입자가 15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채널아이도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상용서비스의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천리안, 하이텔 등 기존 4대 PC통신 업체들도 인터넷과 PC통신을 동시에 사용할수 있는 전용 통신프로그램 신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PC통신을 하다가도 인터넷 주소만 입력하면 원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go'명령어를 이용해 PC통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한 것.

여기에 후발 PC통신 업체와 인터넷 접속서비스 업체간 전략적 제휴가 최근 잇따라 추진되면서 온라인시장에 일대 혼전이 예고되고 있다.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업체는 한국통신과 나우콤. 코넷(kornet)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통신과 PC통신 업체인 나우콤은 지난12일 전격적으로 사업제휴를 선언, 업계는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업체의 제휴는 콘텐츠와 사용자 커뮤니티 부족에 허덕이는 코넷과 접속회선 및 서비스안정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나우누리의 취약점을 동시에 해소하기 위한 것. 이에 따라코넷 사용자는 인터넷 접속 뿐만 아니라 PC통신 서비스를 즐길수 있고 나우누리 가입자는풍부한 접속망을 사용함으로써 한층 빠르고 안정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됐다.온라인업계에서 각각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두 업체는 이번 제휴로 입지를 한 단계 높일 수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19일 삼성SDS와 (주)두루넷간에 체결된 전략적 제휴도 관심거리. 전화선 대신 케이블TV망을 통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루넷의 레인보우 서비스와 삼성SDS의 PC통신 유니텔의 제휴는 사용자들에게 초고속망으로 PC통신을 즐길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제공할 전망. 양사는 공동 패키지 상품개발과 서비스는 물론 공동ID 발급, 멀티미디어 컨텐츠 공동개발 등을 통해 사용자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두루넷은 이에 앞서 지난6일 나우콤과도 이같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바가 있어 초고속망과 PC통신의 결합은 잇따를 전망이다.

이같은 시장변화 속에서 현대정보기술, 아이네트, 데이콤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의 변신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ISP들은 단순한 인터넷 접속서비스에서 탈피, 동호회 결성이나 공개자료실 채팅 게임 등 다양한 컨텐츠와 사용자 커뮤니티 공간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PC통신 업체들이 인터넷을 지향하면서 가입자를 늘려가는 반면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의 증가추세는 제자리걸음 수준이어서 ISP들의 PC통신화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4대 PC통신사들의 분할구도로 유지돼온 국내 온라인시장은 인터넷이라는 변수가뛰어들면서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개선이 전제된 경쟁이라는점에서 흥미로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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