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문화엑스포

입력 1998-05-20 14:35:00

이의근(李義根), 이판석(李判石)두 경북지사 후보는 오는 9월 열리는 '98 경주세계문화 엑스포'를 놓고 사활을 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의근후보는 "21세기 경북도의 문화수준을 높여줄 선도적 사업"이라며 재임중 두드러진 업적으로 꼽고 있는 반면, 이판석후보는 "경북도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무자비하게 깎아내렸다. 문화엑스포에 대해 한쪽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 자화자찬을 벌이고 있고 또다른 한쪽은 이 행사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것이 나을 뻔 했다는 시각이다. 이판석후보는 "IMF시대에 외화까지 낭비해 가며 국제행사를, 그것도 적자가 예상되는 부실한 행사를 감행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짓은 없다"며 거침없는 독설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의근후보는 "문화엑스포의 유치로 경주가 세계적인 문화교류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계기가 됐고, 도민들에게 문화적 욕구충족의 소중한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 자평하고, 상대후보의 주장은 선거를 의식한 정치공세로 비하했다.

행사내용 각론에 대한 공방도 치열하다. 먼저 문화엑스포의 수익성문제.

이의근후보는 기반시설 비용을 제외한 실제 행사비가 2백억원에 불과하고 예상수익이 2백50억원에 달하므로 50억원의 흑자와 9백억원의 간접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이판석후보는 이 통계가 눈가림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총 행사비용이 4백억원을 넘어서 2백억원의 적자가 날 것이 분명하고 그 부담은 경북도민의 몫이 될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이의근후보측은 20일 엑스포조직위가 IMF상황에 맞게 참가국 수를 당초 61개국에서 48개국으로 조정하고 행사규모를 다소 줄여 경제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행사내용과 관련해 주제관, 세계문명관, 세계풍물광장, 민속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의근후보측에 비해, 예전 국내에 시연된 바 있는 민속공연을 하는 등 알맹이없는 내용의 행사라는 게 이판석후보측의 비판이다.

대내외 홍보문제도 치열한 논쟁거리중 하나. 이의근후보는 6.4 선거후 자신이 직접 뛰며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여 외국인 관광객 10만명, 내국인 3백만명을 유치해 성공적인 대회가 될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판석후보측은 홍보가 거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냉소를 보내고 있다. 문화엑스포조직위는 97년에 설립됐지만 행사를 겨우 6개월 앞둔 올 3월에야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되는 등 국내외 홍보 미흡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다분히 도지사 선거를 의식한 국내 전시.홍보용 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의근후보측은 "문화엑스포를 개최할수 밖에 없다면 이판석후보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흠집을 내는 것보다 오히려 힘을 모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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